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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자제력이 떨어지는 생물학적인 이유 본문

Neuroscience Book/Neuroscience

아이들의 자제력이 떨어지는 생물학적인 이유

siliconvalleystudent 2022. 11. 13. 14:25

전전두피질의 무엇이 자제력에 그토록 중요한지 묻는다면 핵심적인 특징은 배선에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대뇌피질의 서로 다른 영역을 살펴야 한다. 우리 뇌의 일차 영역들(시각, 촉각 또는 청각 등)은 구체적인 감각 형태의 인풋을 처리하거나 직접적으로 아웃풋 신호를 발생해 움직임을 통제하는 데 전념한다. 연합 영역은 일차 영역에서 온 정보를 통합하고 기존의 정보와 연결 짓는다. 연합피질 중 단일 연합피질은 주로 하나의 감각에서 전달된 정보를 처리한다. 반면 다중 연합피질은 서로 다른 감각의 정보를 결합한다. 이러한 영역들은 계층적으로 배치되었는데, 가장 위에는 전전두피질이 자리해 아래 단계의 단일피질 영역 각각에서 전해지는 인풋을 수신한다. 뿐만 아니라, 전전두피질 내에도 계층이 나누어져 있는데, 앞쪽에 위치한 영역들은 좀 더 복잡한 정보를 처리한다. 이런 식으로 계층의 가장 위에 있는 영역(즉, 전전두피질의 가장 앞부분에 자리한 영역)은 두뇌의 가용 정보 일체에 대한 '개요서'에 접근할 수 있다.




인간의 전전두피질이 다른 영장류에 비해 크다고 추정했던 적도 있지만, 최근 MRI 검사에 따르면 그 비율은 다양한 영장류와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음이 드러났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계획을 하고, 기다리고, 스스로를 통제하는 능력이 이토록 남다른 것일까? 한 가지 설명을 찾자면, 가장 추상적인 사고에 관여하는 전전두피질의 부분(두뇌의 가장 앞에 있는)이 인간의 경우 상대적으로 좀 더 커 보였다. 그리고 또 다른 설명은 두뇌의 배선 때문일 수도 있다. 두뇌의 모든 뉴런 세포체를 수용하는 회백질 아래에 있는 백질은 두뇌의 서로 다른 부분을 연결하는 배선의 통로 역할을 한다. 몇몇 연구에서는 다른 영장류에 비교해 인간의 백질 영역이 (두뇌 전체 크기에 비해) 좀 더 크다고 밝히며 덕분에 전전두피질 내부 및 두뇌의 다른 부분에서도 연결성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어떠한 차이도 인간과 다른 영장류 간의 뚜렷한 지능 차이만큼 놀라운 것은 없을 것이다. 조직 내 뉴런이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뉴런이 전전두피질의 여러 부분에서 어떻게 뻗어 나가는지 등 우리 두뇌 속 뉴런이 '조직화된 방식'에 대한 차이가 종간 차이를 설명하는 또 다른 열쇠를 죄고 있을 수 있다. 뇌 조직 구조에서 이러한 차이가 종간 인지 능력의 엄청난 격차를 어떻게 불러오는지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전전두피질은 두뇌에서 가장 늦게 발달하는 부위이기도 하다(청소년 시기의 자녀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 사람에게는 그리 놀랍지 않은 이야기일 것이다). 초기에 뉴런과 시냅스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뒤 오랜 기간 동안 불필요한 뉴런과 연결을 제거하는 '가지치기'의 시기가 이어지는 뇌의 발달 과정은 다소 우리의 직관과 어긋난다. 일차 감각 영역과 일차 운동 영역의 경우에 성장과 그 이후 이어지는 가지치기는 초기에 발생해 탄생 후 몇 년 내에 끝나는 반면, 전전두피질에서의 가지치기는 아동 중기가 되어야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성인 초기가 되어야 끝난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발달 과정에서 회백질 두께를 살피는 것인데, MRI 영상으로 측정이 가능하다. 뇌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대뇌피질의 두께는 3~4밀리미터이다. 엘리자베스 소웰과 그녀의 동료들이 진행한 획기적인 연구에서는 아동 후기(5~10세 사이) 동안 뇌 대부분의 영역에서 피질의 두께가 감소하지만, 같은 기간 동안 언어 기능과 가장 관련이 깊은 전두엽과 측두엽의 일부 영역에서는 피질의 두께가 실제로 증가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전전두피질과 다른 뇌 부분을 연결하는 백질 또한 비교적 성숙이 느리다. 뇌의 백질은 전선 모양의 부속기관(축삭돌기)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이 뉴런에서 전달받은 신호를 타깃으로 전달한다. 축삭돌기는 전선에 플라스틱을 감싼 것처럼 절연 처리를 해주는 미엘린이라는 물질로 덮여 있다. 미엘린은 신호가 축삭돌기의 몸체를 빠르게 뛰어넘도록 하며 전달 속도를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수초화(미엘린 수초가 축삭돌기에 가며 자극의 전달 속도를 높이는 현상 - 옮긴이) 과정은 자궁에 있을 때 시작되어 아동기까지 이어지지만, 전전두피질에서는 이 과정이 훨씬 오래 지속되어 성인 초기까지 이어진다. 장기적인 백질의 발달을 보여주는 최고의 증거 일부는 확산강조영상이라는 자기공명 화상법을 이용한 여러 연구에서 나왔다. 피터 코슈노브와 데이비드 글란이 진행한 한 연구에서는 11세부터 90세까지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뇌피질의 두께와 백질의 미세구조 변화를 측정했다. 두 사람은 백질의 구조적 완전성을 의미하며, 수초화와 관련이 있다고 여겨지는 분획 이방성이 두뇌 전반에 걸친 피질 두께가 정점에 이르고 한참 뒤에야 최고조에 이르는 것을 발견했다. 성인기까지 백질의 발달이 지연되는 현상은 특히나 전전두피질과 다른 뇌 부위를 연결하는 백질 영역에서 분명하게 확인되는데 이 연구 결과를 비롯해 다른 수많은 결과가 대뇌피질이 성인기의 절정에 이르고도 한참 후까지 계속해서 발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전두피질이 나머지 뇌 영역에 통제를 행사하기 좋은 위치에 자리한다고 볼 수 있는 이유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으니 이제는 전전두피질의 지원을 받는 자제력의 '기본 요소' 몇 가지를 살펴볼 차례다.

러셀 폴드랙. (2022). 습관의 알고리즘 (신솔잎, 역). 서울: 비즈니스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