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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uroscience Book/Neuroscience

수행력에 영향을 미치는 스트레스

siliconvalleystudent 2022. 11. 14. 10:10

에이미 안스튼은 골드먼-라키시와 박사후 연구 과정을 하던 중 여러 면에서 도파민의 외면받는 사촌이었던 신경조절 시스템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바로 노르아드레날린이라는 신경화학물질은 분비하는 노르아드레날린 시스템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불안하거나 흥분될 때 분출되는 '아드레날린'은 익히 알고 있다. 노르아드레날린은 아드레날린과 화학적으로 아주 약간만 다를 뿐이다. 노르아드레날린은 도파민과도 호학적으로 매우 유사하고, 실제로 노르아드레날린은 뇌 속 도파민에서 직접적으로 만들어지는 물질로, 둘 다 카테콜아민이라는 신경화학물질에 속한다. 두 물질은 두뇌 속 아주 작은 영역인 청반이라는 곳에서 다른 길로 갈라지게 되는데, 뇌를 해부했을 때 해당 영역이 파란색을 띠어 '파란색 점'이란 의미의 라틴어에서 이러한 이름이 붙어졌다. 도파민 시스템처럼 청반은 두뇌의 대부분에 투사하지만 전전두피질을 향한 투사가 특히나 강하다. 또한 도파민처럼 노르아드레날린은 작업 기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안스튼과 골드먼-라키시는 우선 작업 기억에서 노르아드레날린의 역할을 파악하기 위해 원숭이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연구했다. 나이 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이 든 원숭이들은 작업 기억이 떨어졌고, 노르아드레날린 수용체의 수도 줄어들었다. 도파민에 서로 다른 종류의 수용체가 있듯 노르아드레날린에도 서로 다른 종류의 수용체가 있는데, 바로 알파 수용체와 베타 수용체다. 여기서도 서로 다른 종류의 수용체가 상반된 효과를 지닌다. 고혈압이 있는 많은 사람들이 '베타 차단제'라는 약물을 섭취하는데, 이름에서 드러나듯 베타 수용체라는 노르아드레날린의 특정 수용체를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이로써 노르아드레날린과 도파민 같은 화학물질이 우리의 두뇌뿐 아니라 몸 전체에도 여러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베타 수용체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아드레날린의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실제로 나를 포함해서 많은 이들이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할 때면 베타 차단제를 섭취하는데, 베타 차단제가 불안 증상 일부를 완화시켜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안스튼과 골드먼-라키시는 다른 종류의 수용체 역할에 집중해 알파-2A라는 특정 수용체를 연구했다. 이 수용체는 베타 수용체와 정반대의 효과를 발휘하고, 실제로 알파-2A 수용체를 활성화시키자 안구 운동의 목표 위치를 지연 후에 기억하는 능력이 향상되었고, 지연 시간이 길어질 때 최대 효과를 발휘했다. 이후 이어진 빛나는 커리어 동안 안스튼은 알파-2A 수용체와 작업 기억에 대한 생물학적 기제를 상세히 밝혔고, 특히나 스트레스가 우리의 전전두피질에 대단한 피해를 초래하는 원인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계속했다.




안스튼은 전전두피질의 카테콜아민 농도와 전전두피질 뉴런의 기능 간에 '뒤집힌 U자형'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카테콜아민의 농도는 '딱 적당한 수준'이어야 최적으로 기능하는데 농도가 너무 낮거나 너무 높으면 전전두피질은 신뢰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고, 사고하고 계획하는 우리의 능력은 사라진다. 이러한 관계성은 또 다른 심리학의 기본 법칙인 여키스-도슨 법칙(1908년 이 법칙을 만든 두 심리학자의 이름)의 바탕이 되었다. 여키스와 도슨은 쥐의 발에 전기 충격을 주어 이 스트레스가 두 자극의 밝기를 구분하는 법을 배우는 능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자 했다. 밝기의 차이를 구분하기 쉬울 때는 충격을 높이면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이 좋아졌지만 구분이 어려울 때는 뒤집어진 U자형 관계가 나타났고, 이에 따라 충격을 높이면 수행력이 좋아지다가 어느 지점에 이르면 떨어졌다. 이 초기 연구는 오늘날 연구에 적용하는 기준에 따라 행해지지 않았지만, 그 결과만은 지난 한 세기를 이어왔고, 수행에 '최적의 각성 수준'이 있다는 개념은 심리학의 기본 원리로 뿌리내리게 됐다.

한 연구진이 미군을 대상으로 진행한 일련의 연구는 스트레스가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매우 생생하게 보여준다. 연구진은 '지옥 주간'이라고 부르는 고강도 군사 훈련을 받는 해군 특수 작전 군대(네이비실)의 한 집단을 연구했다. 자원한 군인 절반 이상이 기권할 정도로 힘든 훈련인데, 그 이유는 잠을 거의 자지 못한 상태로 고강도 육체 훈련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지옥의 주 첫 사흘이 지나고 인지 수행 능력을 검사한 결과, 해당 훈련을 시작하기 전과 비교해 군인들은 기억력과 주의력 테스트에서 심각한 기능 손상을 보였다. 한 예로, 컴퓨터 키패드에서 키를 특정한 순서에 따라 입력하는 법을 학습하는 과제에서 사흘간의 고강도 스트레스를 받은 군인들은 전에 비해 두 배나 학습 속도가 느렸다.

전전두피질의 카테콜아민과 뉴런 기능 간의 뒤집혀진 U자형 관계는 개인의 각성 수준이 전두엽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일부 설명해준다. 정신이 기민하고 흥분한 상태일 때는 적정한 양의 노르아드레날린이 전전두피질로 분비되고 이로 인해 뉴런의 발화 패턴이 더욱 정확해져 뉴런의 기능이 최적화된다. 적정량의 노르아드레날린은 특정 그룹의 노르아드레날린 수용체(앞에서 말한 알파-2A 수용체라는)와 작용하는데, 이것이 전전두피질 뉴런의 연결성을 강화하여 시간이 지나도 정보를 더욱 잘 기억하게 해준다. 안스튼과 동료들이 진행한 연구에서 작업 기억 과제를 수행하는 원숭이의 전전두피질에 알파-2A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구안파신이라는 약물을 낮은 용량으로 주입하자 해당 영역의 뉴런이 더욱 정확하게 발화했지만, 고용량의 구안파신은 지연 기간 동안 뉴런의 발화 능력을 저해했다. 전전두피질에 통제하기 어려운 정도의 스트레스와 높은 수준의 노르아드레날린이 분비될 때는 다른 종류의 수용체인 알파-1 수용체와 작용하는데, 이것이 전전두피질의 뉴런 발화를 억제하고 작업 기억 수행력을 손상시킨다. 흥미로운 점은, 현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법으로 알파-1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물을 시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엇갈린 결과를 내놓고 있다.

도파민 또한 각성 수준에 비례해 전전두피질에 분비되고, 노르아드레날린과 비슷한 효과를 발휘한다. 안스튼과 골드먼-라키시는 원숭이들이 앞서 등장했던 작업 기억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큰 소음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통해 이 사실을 증명했다. 소음이 있을 때 원숭이들은 작업 기억을 요하지 않는 다른 과제들은 멀쩡하게 수행했지만, 작업 기억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은 저해됐다. 전전두피질에서의 도파민 기능을 차단하는 약물들을 스트레스를 받은 원숭이들에게 주입하자 작업 기억 과제에서 수행력이 향상되었지만, 같은 약물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원숭이들의 수행 능력은 저하시켰고, 이것으로 최적의 수행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도파민 수치가 어느 정도로 '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러셀 폴드랙. (2022). 습관의 알고리즘 (신솔잎, 역). 서울: 비즈니스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