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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 행동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은 무엇인가

siliconvalleystudent 2022. 11. 14. 09:50

계획적으로 행동하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시간이 흘러도 목표에 대한 정보를 '마음에 담아두는 능력'이고, 여기서는 전전두피질의 역할이 단연 중요해 보인다. 예일 대학 신경 과학자인 패트리샤 골드먼-라키시가 진행한 일련의 연구가 이 사실을 증명했다. 그녀는 짧은 꼬리 원숭이가 간단한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전전두피질 내 뉴런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연구했는데 이 과제에서 원숭이는 먼저 응시점인 화면 중앙에 있는 한 점에 시선을 고정하는 훈련을 받는다. 다음 단계로 시선을 고정하는 훈련을 받는다. 다음 단계로 시선을 한 점에 고정시킨 원숭이에게 응시점에서 떨어진 주변 시야에 신호를 제시한다. 원숭이는 내내 응시점을 바라보다 그것이 사라지면 신호가 나타났던 (하지만 이젠 사라진) 지점으로 시선을 움직여야 한다. 원숭이가 정확한 지점으로 시선을 옮기면 보상으로 원숭이의 입안으로 과일 주스를 뿌려준다. 잠시 지연된 후 안구 운동을 하기 때문에 이 과제를 안구 운동 지연 반응이라고도 한다.




원숭이가 해당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전전두피질 특정 영역의 뉴런 발화를 기록한 골드먼-라키시는 어떤 뉴런은 신호가 등장할 때만 활성화되고, 또 어떤 뉴런은 응시점이 사라진 후 원숭이가 시선을 옮길 때에만 활동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다시 말해 원숭이가 시선을 옮기려고 기다리는 동안에만 활성화되는 뉴런이었다. 이 세포들의 발화는 특정한 움직임의 방향에 선별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이는 곧 있을 안구 운동이 구체적인 방향으로 향할 때에만 발화하는 세포가 있다는 뜻이다.

골드먼-라키시와 동료들은 작업 기억에 도파민이 중요하다는 점 또한 밝혀냈다. 한 연구에서 이들은 도파민 D₁ 수용체의 기능을 차단하는 약물을 원숭이의 전전두피질에 직접적으로 투여했다. 약효가 발휘하자 원숭이들은 안구 운동의 목표 지점을 기억하는 데 더욱 많은 오류를 저질렀고, 신호와 반응 사이에 지연 시간이 길어질수록 오류는 더욱 심해져 기억력이 점차 퇴화하는 현상을 보여주었다. 이후 진행된 연구에서 연구진은 도파민 차단 약물을 주입하고 전전두피질 뉴런들의 활동을 기록했다. 약물이 신호나 운동에 반응하는 뉴런들에는 효과가 작았던 반면, 지연 시간 동안 반응하는 세포들의 활동성은 저하되었다.

골드먼-라키시와 동료들이 밝혀낸 사실, 즉 두뇌의 지속적인 활동성이 있어야 작업 기억에 정보를 담아둘 수 있다는 사실은 신경과학 분야에서 널리 인정받는 정설이 되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작업 기억에 전전두피질의 지속적인 활동이 필요한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이 둘의 관계는 훨씬 복잡하다는 근거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특히 MIT의 신경 과학자인 얼 밀러와 동료들은 연구를 통해 전전두피질의 뉴런 대부분이 작업 기억 과제에서, 특히나 골드먼-라키시가 사용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한 과제에서 지연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발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대신 이 뉴런들은 활동을 멈춘 시기 사이사이에 한 번씩 강력하게 동기화된 활동을 격렬하게 보여주었다. 실제로 이런 '폭발적인 활동'이 정보를 유지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할 만한 근거가 많다. 2018년 연구에 대한 개요에서 밀러와 동료들은 이렇게 표현했다. "두뇌의 끊임없이 이어지는 수다 속에서 내내 이어지는 속삭임보다 짧은 비명 소리가 더욱 잘 들린다." 특히나 밀러와 동료들이 밝혀낸 패턴을 통해 뉴런 전체가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고, 본질적으로 서로 다른 집단의 뉴런들이 서로 다른 시기에 '발언'할 수 있다. 뉴런이 어떤 식으로 정보를 저장하는지에 관해 이러한 복잡한 문제들이 있음에도 전전두피질 뉴런이 정보를 담아두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러셀 폴드랙. (2022). 습관의 알고리즘 (신솔잎, 역). 서울: 비즈니스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