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uroscience Study
충동을 통제하는 법 본문
자신의 충동을 통제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성인으로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어린아이들은 떼쓰기부터 같은 공간에 있는 모든 이들의 관심을 요구하는 것까지 무엇이든 자기 멋대로 행해도 용인이 되지만 성인들은 이런 충동을 억누르는 법을 배워야만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충동 조절 능력이 명백히 떨어지는 주의력 결핍 과다행동 장애 즉, ADHD를 앓는 성인들은 특히나 사회활동을 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곤 한다. 충동적인 성격의 아이가 불쑥 대화에 끼어들며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일일이 나열하는 모습은 귀엽게 보일 수 있지만 성인이 그런다면 그저 짜증스럽게 느껴질 테니 말이다.
충동성은 심리학자들이 수십 년에 걸쳐 연구해온 복잡한 현상으로, 보통 아래와 같은 질문이 적힌 검사지를 통해 조사한다.
-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일이 자주 있습니까?
- 연극을 보거나 수업을 들을 때 몸을 계속 움직입니까?
- 취미를 자주 바꿉니까?
-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싫증을 느낍니까?
이 질문들을 보면 삶의 전반에 걸친 충동성의 개념을 확인할 수 있는데, 여러 연구자들이 충동성의 특징을 분류하기 위해 노력했다. 충분한 검증을 거쳐 널리 알려진 한 프레임워크에서는 충동성의 핵심적인 측면을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정리한다.
- 긴급성: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기분일 때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는 경향
- 인내심 결여: 의도한 계획을 끝까지 해내지 못함
- 사전 계획 결여: 행동하기에 앞서 충분히 생각하지 못함
- 감각 추구: 위험할지라도 새롭고 흥미진진한 활동에 참여
위의 서로 다른 요소들을 통계적 방법으로 유추하는 요인분석은 사람들이 비슷하게 답하는 설문 문항들을 구분해 요인으로 규명한다.
할인처럼 충동성 또한 그 기저가 되는 강력한 유전적 요소가 있다. 샌드라 샌체즈-로이지와 그녀의 동료들이 진행한 대규모 전장유전체 연구는 충동성의 유전성에 대해 특히나 훌륭한 증거를 제시했다. 이 연구는 유전자 기업인 23앤드미와 협력하여 진행되었고, 기업의 도움으로 연구진은 2만 2,000명 이상의 유전 정보와 더불어 충동성 설문지 데이터를 취합할 수 있었다. 만약 당신이 23앤드미의 사용자이고 이 설문지 중 하나에 답변했다면 아마도 이 연구에 포함되었을 것이다. 연구진은 게놈에서 50만 개 이상의 위치를 살피며 해당 위치의 유전적 차이와 충동성 질문지에서 드러난 행동 간에 연관성이 있는지 뿐만 아니라 약물 실험(약물을 실험 삼아 시도하는 행위-옮긴이)과의 관련성도 함께 알아봤다. 연구에서 가장 먼저 밝힌 사실은 충동성과 실제 삶의 결과들 간에 강력한 연관성이 있다는 점이었다. 더 충동적인 사람은 가계 소득과 교육 수준이 더 낮았고, 체중은 더 나갔으며 약물에 손을 댔을 가능성도 더욱 높았다. 유전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었던 덕분에 연구진은 여러 형질 간의 유전상관 즉, 이 형질 간의 유사성이 사람들 간의 게놈 유사성에 어느 정도 관련하는가를 분석할 수 있었다. 흥미롭게도 충동성과 약물 사용, 우울증 및 ADHD와 같은 정신 건강 문제를 포함해 부정적인 결과 다수 간에 강력한 유전적 상관관계가 있었다. 이 모든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유전적 위험도가 (적어도 어느 정도는) 충동성에 관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로서는 충동성 저변의 두뇌 시스템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비교적 부족한 편이다. 이 책을 집필하면서 여러 문헌을 검토하며 그간 두뇌 기능과 충동성의 관계를 측정하고자 시도한 연구들을 상당히 많이 보았지만 거의 모든 연구들이 너무 소규모였던지라 진지하게 고려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안타깝게도 소규모 연구들은 상당히 가변적이고 신뢰하기 어려운 결과를 도출하는데, 특히나 행동과 두뇌 기능 간의 상관관계를 측정할 때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진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는 뇌 구조와 행동 간 상관관계를 발표한 17개의 연구(전부 다 비교적 소규모의 표본을 대상으로 했다)를 재현하려 했지만 기존의 결과를 하나도 재현할 수 없었다. 현재의 내 경험을 토대로 말하자면 사람들의 두뇌와 행동 간의 관련성을 살피고자 하는 연구라면 적어도 10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해야 최소한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본 이 분야의 연구 대부분이 이보다 훨씬 작은 규모로 진행됐다. 최근 연구들을 보면 이런 연구에서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데 필요한 표본 사이즈는 수천 명 수준이다.
두뇌 기능과 충동성 간의 관계를 상당히 높은 검정력을 갖고 최초로 분석한 연구는 켄트 키엘과 그의 동료들이 수감된 청소년 집단과 평범한 청소년 무리를 연구한 것이다. 연구에서는 휴지 상태 fMRI 기법을 이용해 두뇌 연결성을 측정하는 데 중점을 두었는데 휴지 상태 fMRI란 MRI 스캐너 안에서 안정을 취한 상태로 두뇌 활동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측정을 통해 연구진은 뇌의 서로 다른 영역이 어떻게 연결됐는지를 추론할 수 있었고 특히나 운동 제어와 행동 계획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여겨지는 전운동피질에 집중했다. 그들은 평범한 청년들과 덜 충동적인 범죄자들에서는 전운동피질이 집행 통제와 관련한 다른 뇌 신경망과 기능적으로 연결된 반면, 가장 충동적인 범죄자들의 경우 이 연결성이 분열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또한 유사한 패턴이 인간의 발달 과정에서도 드러난다는 점을 발견했다. 즉, 어린아이들에게서 보이는 낮은 연결성 패턴은 충동적인 청소년 범죄자들에게서 관측되는 전반적인 패턴과 유사했다.
한편, 다른 연구들은 두뇌 연결성과 충동성 간의 관계성을 달리 보여주었다. 이를테면 대니얼 마굴리스와 그의 동료들이 2017년 발표한 연구는 앞서 등장한 충동성이 여러 측면을 평가하는 설문 조사를 마친 200여 명의 휴지 상태 fMRI를 취합했다. 이 연구진은 인지 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대상피질이라는 영역에 집중했다. 이들은 개인의 충동성 수준에 따라 전대상피질과 다른 두뇌 영역의 연결성 강도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특히나 인내심 부족은 전대상피질과 전전두피질의 측면 부분의 연결성과 관련이 깊었다. 다만 이 관련성은 예측했던 것과는 반대로 인내심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두 영역의 연결성이 약한 게 아니라 더욱 강했다. 두뇌의 차이가 충동성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완벽히 이해하기 위해선 더욱 큰 규모의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러셀 폴드랙. (2022). 습관의 알고리즘 (신솔잎, 역). 서울: 비즈니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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