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Neuroscience Book/Creativity (27)
Neuroscience Study

아폴로 13호가 산소 공급이 점점 줄어드는 상태로 우주 공간을 날아갈 때, NASA의 관제 센터 총책임자 진 크란츠는 엔지니어들에게 “실패는 옵션이 아닙니다"라고 선언했다. 그 구조 작전은 성공했으나 해피엔딩으로 끝났다고 해서 그들이 커다란 위험에 처했었다는 사실에 눈감아서는 안 된다. 실패는 늘 하나의 옵션이다. 아무리 위대한 아이디어도 꼭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 프레스코화를 그리고 나서 20년 후 미켈란젤로는 그 성당 제단 위 벽에 프레스코화를 그려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그때 그는 교회의 전통을 무시한 채 그림에 성서적 우화와 그리스 신화를 뒤섞었다. 기독교의 지옥 묘사에 뱃사공 카론Charon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저승의 신 - 옮긴이)이 죽은 자들을 배에 태워 하데스 강을 ..

뇌는 안전한 것을 놀라운 것으로, 익숙한 것을 알 수 없는 것으로 대체할 때 창의성이 극대화된다. 하지만 그러한 정신적 도약에는 '그만큼 더 위험해진다'는 대가가 따른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갈 때는 그 결과를 확신할 수 없다. 창의적인 결과물은 대개 많은 시도가 실패한 끝에 나온다. 인류 역사에 등장한 아이디어는 대부분 실패를 용인하는 환경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토머스 에디슨이 직면한 도전을 생각해보자. 백열등을 발명하던 초기에 그가 직면한 문제 중 하나는 필라멘트 부분이었다. 필라멘트가 너무 빨리 탔고 또 밝기도 고르지 않았다. 1879년의 어느 날 에디슨은 순수 탄소에 안료를 칠하고 꼬아서 가는 실처럼 만든 뒤 그걸 구부려 말굽 모양으로 만들었다. 그러자 일정한 밝기로 꾸준히 빛을 냈다. ..

19세기 말 뉴욕과 시카고 같은 도시는 옆으로 계속 확대되었고 위로도 더 올라갔다. 도시 전역에서 고층 건물을 짓기 시작한 것이다. 그와 함께 이동을 위해 승강기가 등장했는데 초기 모델은 증기나 유압으로 작동해 느리고 안전을 담보하기 어려웠으며 가격이 비싼 데다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던 중 전기가 보급되면서 미국 발명가 프랭크 J. 스프래그Frank J. Sprague가 돌파구를 찾았다. 물론 전기 승강기를 처음 만든 건 그가 아니었고 이미 10년 전에 한 독일 기업이 원시적인 형태의 승강기를 선보인 적이 있었다. 스프래그는 그 초기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상업적으로 이용가능하게 만들겠다는 결심을 했다. 몇 년도 채 지나지 않아 스프래그와 그의 동료는 대도시 고층 빌딩에서 승객을 오르내리게 해줄 전기 승..

매년 꿀벌은 두 무리로 나뉘어 일한다. 절반은 현재 위치에 그대로 머물고 절반은 새로운 집을 건설할 꽃이 많은 들판을 찾는다. 이는 현재 머무는 곳의 먹거리가 고갈되기 전에 일부 꿀벌이 멀리 나가 가장 풍요로운 들판을 찾는 것으로 전형적인 이용과 탐구의 절충 시스템이다. 이때 가장 풍요로운 들판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꿀벌은 일종의 정찰대를 내보낸다. 이들 정찰대는 사방으로 흩어져 서로 다른 거리로 날아간다. 인간 역시 많은 옵션을 만들어 현재 기준에서 먼 곳까지 나아가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뛰어난 상상력으로 멀리까지 나아가 우주와 시간 관련 지식을 바꿔놓았다. 그는 보다 실용적인 문제에도 관심이 많아 냉장고와 자이로컴퍼스Gyrocompass (수직·수평으로 자유..

1865년부터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할 때까지 세계 공통어를 만들기 위한 시도는 수백 차례나 있었다. 배우기 쉽고 자연어의 어려움도 모두 해결해줄 '완벽한' 언어를 만들자는 게 목표였다. 엘리너 루스벨트를 비롯한 많은 고위 인사가 세계 공통어가 세계 평화를 촉진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그 노력을 지지했다. 그 결과 아울리 에스피도, 에스페리도, 유로팔, 유로페오, 지오글롯, 글로바코, 글로사, 홈 이디오모, 이도, 일로, 인터링구아, 이스피란투, 라티노 시네 플렉시오네, 문데린그바, 몬드린그보, 몬드린구, 노비알, 오시덴탈, 페르페크트스프라셰, 심플로, 울라, 유니버살그롯, 보라푸크 같은 다양한 이름의 언어가 등장했다. 거의 다 유럽 언어에 뿌리를 둔 이들 언어는 비슷한 방법으로 만들어졌고 철자와 문장 구성..

익숙한 것에 걸맞은 작품을 만들지 아니면 새로운 지평을 열 작품을 만들지를 놓고 겪는 딜레마는 수없이 되풀이된다. 적절한 지점을 찾는 과정에서 창작자는 익숙한 것 쪽으로 기우는 경우가 많다. 사회 구성원이 이미 알고 좋아하는 것을 택하는 게 아무래도 더 안전해 보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 쪽으로 나아가는 데는 위험이 따르며 사람들이 당신을 내버려둔 채 그냥 가버릴 수도 있다. 스마트폰 블랙베리를 생각해보자. 2003년 기술기업 림 RIM은 최초의 블랙베리를 선보였다. 이 스마트폰의 주요 혁신은 완전한 쿼티 QWERTY 키보드로 이로써 전화 통화는 물론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도 가능했다. 블랙베리가 커다란 성공을 거두면서 2007년 림의 주가는 8배나 뛰었고, 이 회사는 첨단 기술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 중 ..

우리가 창의적일 때 뇌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한 지식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이제는 창의성의 과정을 베일에 가려진 블랙박스처럼 취급하지 않게 되었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더 창의적인 이유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창의성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마엽(고등 인지기능이 일어나는 장소) 등의 영역에만 관심을 국한하지 않고 뇌의 더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영역인 시상thalamus으로도 관심을 확장했다. 시상은 정보를 분류한다. 우리 뇌 속에서는 막대한 양의 정보가 끊임없이 분류되고 있다. 지금이 순간 우리가 무엇을 보고 듣는지, 팔다리가 어디에 있는지 실내가 따듯한지, 추운지 더운지, 숨 쉴 때 폐에 공기가 얼마나 자주 들어차는지, 심장이 얼마나 빨리 뛰고 있는지 등등... 우리 뇌는 밤낮을 가리지않고 이..

창의적인 것은 새로우면서도 의미가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작품을 베끼는 일은 그리 창의적이지 않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특정 용도나 기능을 충족해야 한다. 만들었는데 아무 쓸모 없는 발명품 역시 별로 창의적이라 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혁신을 연구할 때는 창의성을 두 종류로 구분할 때가 많다. 바로 확산적 사고divergent thinking와 수렴적 사고convergent thinking다. 확산적 사고는 전형적인 브레인스토밍이다. 폭넓게 생각하고 풍부한 연상을 이용해서 한 가지 문제에 관해 서로 다른 수많은 해법을 생각해내는 것이다. 확산적 사고를 평가할 때 사용하는 전형적인 검사로는 대안적이용법 검사Alternative Uses Test가 있다. 이는 단어 연상을 기반으로 하는 검사법으..

섞기에서는 인간의 뇌가 두 가지 이상의 자원을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한다. 실제로 세계 곳곳에서 인간과 동물의 모습을 섞은 신화적 존재를 많이 만들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사람과 소를 합쳐 미노타우로스를 만들었고 이집트에서는 인간과 사자를 합쳐 스핑크스를 만들었다. 아프리카에서는 여자와 물고기를 합쳐 마미 와타Mami Wata, 즉 인어를 만들었다. 대체 두 종 이상의 상이한 유전자 세포를 섞어 이런 키메라Chimera (한 개체 내에 두 가지 이상의 다른 유전적 조직이 함께 존재하는 현상. - 옮긴이)를 만들어낸 마법은 무엇일까? 이는 익숙한 개념의 새로운 결합이다. 인간의 뇌는 동물과 동물을 섞기도 한다. 그리스의 페가수스는 날개 달린 말이고 동남아시아의 가자심하Gajasimha (힌두 신화에 등장하는..

쪼개기에서는 인간의 몸처럼 완전한 것을 분해하고 그 조각을 조립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 미국 화가 바넷 뉴먼은 자신의 작품 를 만들기 위해 오벨리스크를 반으로 부러뜨린 뒤 거꾸로 세워놓았다. 프랑스 화가 조르주 브라크와 파블로 피카소는 평면을 분해해 그림 조각 맞추기 같은 입체파의 관점으로 바꿔놓았다. 자신의 거대한 작품 에서 피카소는 쪼개기로 전쟁의 공포를 보여주었다. 온전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갈기갈기 찢긴 민간인 동물 병사의 몸통과 다리, 머리는 전쟁의 잔학성과 고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 지역을 쪼개는 것은 이동통신 분야에 일대 혁신을 몰고 왔다. 최초의 이동 전화 시스템은 TV나 라디오 방송과 같이 작동했다. 주어진 지역에 있는 하나의 송전탑에서 사방으로 전파를 쏜 것이다. 이때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