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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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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siliconvalleystudent 2022. 12. 17. 09:00

뇌는 화학 수프가 아니다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은 뇌세포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물질이다. 과학 용어로는 신경전달물질이라고 하며, 이것들은 우리의 강점에 영향을 미친다. 이 세 신경전달물질이 모두 결여되면 우울증이 올 가능성이 크다.

여러 항우울제가 신경전달물질의 농도를 올려 효과를 낸다. 세상에서 가장 널리 처방되는 항우울제 유형인 SSRI는 세로토닌의 농도를 높인다.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의 농도를 끌어올리는 약도 있다.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은 우울하거나 우울하지 않게 해주는 것말고도 많은 일을 한다. 성격적 기질 형성에도 근본적인 역할을 하며, 집중력과 동기부여, 의사결정 decision making과 같은 인지 능력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로토닌은 억제 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뇌의 활성 수준을 조절한다. 과활성된 뇌세포를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뇌 전체의 활성 수준을 억제해서 걱정과 불안을 물러나게 한다. 세로토닌은 마음을 차분하고 조화롭게 만들고, 내적으로 강인해진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세로토닌이 부족해지면 조바심과 불안을 느끼게 된다.

노르아드레날린은 기민성, 주의력, 집중력에 영향을 미친다. 노르아드레날린 수치가 낮아지면 피곤하고 의기소침해지며, 너무 높아지면 흥분하고 활동 과잉 상태가 되어 가만히 앉아 있기 힘들어진다.

도파민은 뇌의 보상체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동기부여와 욕구에 영향을 미친다. 맛있는 음식, 사회적 상호작용, 성행위 등은 도파민 수치를 높이고, 이것이 다시 영향을 미쳐 그런 행동들을 더욱 추구하게 만든다. 소셜 미디어에 '좋아요' 버튼이 눌릴 때마다 도파민이 조금씩 분비되고, 그래서 '좋아요' 숫자가 더 늘었나 확인하고 싶어져서 자꾸만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암페타민, 코카인 cocaine, 니코틴nicotine 등 모든 중독성 약물은 도파민 수치를 높인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에게는 모두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등이 결여되어 있고, 부족한 양을 알약으로 보충할 수 있다고 결론 내릴 수만 있다면 참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뇌를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이 들어 있는 일종의 '화학 수프chemical soup'로 보고, 하나 또는 몇 가지 성분이 결여되면 우울증을 앓게 된다는 이미지는 너무 단순하다. 누군가에게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등이 결여되어 있는지 확실하게 알 방법도 없다.

그런 이유 하나는 이 물질들이 뇌라는 더 큰 시스템 안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고, 그 안에서도 끼리끼리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들은 우리의 안녕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다른 많은 물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시스템은 너무 복잡해서 상호작용의 규모를 완전히 파악하려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우리는 뇌를 각종 성분을 대충 재서 섞은 수프같은 개념이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 일어나는 활동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 고도의 네트워크 개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이런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이 전부 우리의 감정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약과 운동 모두 그 수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뇌 속 기적의 물질


항우울제를 둘러싼 커다란 미스터리가 있다. 우울증 환자가 복용하면 세로토닌과 도파민 수치가 즉시 올라가지만, 정작 약을 먹은 사람의 기분은 나아지지 않는다. 우울증이 사라지려면 보통 몇 주 정도 필요하다. 신체활동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도 마찬가지다. 처음 달리는 순간부터 도파민과 세로토닌 수치는 바로 증가하지만, 규칙적으로 달리기 시작하고 몇 주가 지날 때까지는 항우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BDNF


세로토닌과 도파민이 우리의 감정에 그토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 그 효과를 즉시 느껴야 마땅하나,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어쩌면 약복용을 통해서든 운동을 통해서든 두 가지 성분의 증가는 뇌에서 일어나는 다른 무언가의 첫 번째 단계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지막에 우리를 기분 좋게 해주는 것은 이 '다른 무언가'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것은 대체 무엇일까? 뇌 속 기적의 물질이라는 별명이 붙은 물질을 관심 있게 들여다보는 과학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 물질의 이름은 바로 뇌유래신경영양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이하 BDNF이다.

BDNF는 뇌가 특히 대뇌겉질(뇌의 바깥층)과 해마에서 중점적으로 만들어내는 단백질이다. 무언가를 '기적'이라 부를 때는 신중해야 한다. 특히나 의학 연구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BDNF가 뇌에 대단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그 별명이 과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뇌세포가 BDNF를 받으면 자기에게 손상을 입히거나 죽일 수 있는 것들로부터 보호받는다. 일반적으로 뇌세포가 산소 결핍, 저혈당, 활성산소free radical, 기타 독성 물질에 노출되면 손상되거나 죽는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약간의 BDNF를 받으면 보호받을 수 있다. 사람이 뇌졸중에 걸리거나 머리에 물리적 충격을 받아서 손상을 입으면 뇌는 BDNF를 뿜어내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자신을 구하기 위한 행동일 것이다. 이 물질은 일종의 뇌 구조요원으로 파견되어 손상을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 백혈구 세포가 항체를 만들어 감염에 대항하거나 혈소판이 출혈을 막기 위해 부상 부위에서 응고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는 BDNF가 뇌세포를 보호하는 방법이다. 그뿐만 아니라 BDNF는 새로운 뇌세포 생성을 감독하고, 새로 형성된 세포가 취약한 초기 단계를 거치는 동안 살아남을 수 있게 도와준다. 또 뇌세포 사이의 연결을 강화해주는데 이것이 학습과 기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BDNF는 뇌를 더욱 유연하게 만들고 세포의 노화도 늦춘다. BDNF의 이점을 일일이 목록으로 나열하면 너무 길어서 이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다. 한마디로 BDNF는 뇌의 천연비료다. 아이, 성인, 노인에 상관없이 BDNF는 뇌 건강에 대단히 중요하다.

이것이 우울증하고는 무슨 상관일까? 우울증을 앓는 사람은 BDNF 수치가 낮다. 이 현상은 자살한 사람의 뇌에서도 관찰된 적이 있다. 이런 사람에게 항우울제 치료를 하면 BDNF 수치가 올라간다. 그리고 우울증에서 회복했을 때 좋은 기분을 느낄수록 BDNF도 더 많이 축적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다. BDNF 수치는 그저 우울증하고만 상관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성격적 특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듯 보인다. 신경과민이 심한 사람은 대개 BDNF 수치가 낮은 편에 해당한다!


안데르스 한센. (2018). 움직여라, 당신의 뇌가 젊어진다 (김성훈, 역). 서울: 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