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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재충전시켜주는 수면물질, 멜라토닌 본문

Neuroscience Book/Neuroscience

완벽하게 재충전시켜주는 수면물질, 멜라토닌

siliconvalleystudent 2022. 12. 29. 10:00

최강의 업무방식은 바로 수면

 


업무시간에는 맹렬하게 일하고, 퇴근 후에는 피트니스클럽에 가서 운동을 하며, 회식도 빠지지 않고, 여가시간 역시 열정적으로 즐기는 사람…. 여러분의 직장에도 이렇게 에너지가 넘치는 '행동파' 동료가 있을 것이다. 그는 왜 이렇게 항상 힘이 넘칠까? 아침부터 밤까지 열정적으로 활동하는데 어떻게 저렇게 ‘피곤'이라는 단어를 모르고 살까?

기운이 넘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나는 '수면'에 있다고 생각한다. 깨어 있는 동안에는 활기차게 움직이고, 밤에는 깊은 수면을 취해 낮 시간의 피로를 완전히 풀면, 결과적으로 매일 힘차게 활동할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성적이 상위 10%인 우수한 학생의 수면시간을 7시간 이하로 줄였더니, 하위 9%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5일 연속으로 수면시간을 5시간 이하로 줄였더니 48시간 동안 잠을 자지 않은 사람과 같은 수준으로 인지능력이 낮아졌다고 한다. 이틀 밤을 새운 사람과 같은 상태라는 말이다. 수면부족은 주의집중, 실행, 즉각적인 기억, 작업기억, 기분, 논리적 추론, 수학적 능력 등 거의 모든 뇌기능을 떨어뜨린다. 그런 상태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한들 그 일이 잘될 리가 없다. 수면과 그에 기반을 둔 건강을 무시하고는 결코 비즈니스에서 성공할 수 없다.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수면유도 호르몬'


우리 몸에는 잠을 자기 위한 2가지 시스템이 있다. 그중 하나가 멜라토닌이다(참고로 나머지 하나는 GABA라는 뇌 내 물질인데, 카카오 등에 들어 있어 그 이름을 딴 초콜릿도 판매되고 있다).

멜라토닌은 1958년에 발견되었다. 뇌신경뿐 아니라 맥박, 체온, 혈압을 떨어뜨림으로써 수면과 각성리듬을 잘 조정하여 자연스럽게 잠을 유도한다. 온몸의 장기를 휴식모드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멜라토닌은 '수면물질' 또는 '수면유도 호르몬'이라고 불린다.

Pineal gland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체 Pineal gland'라는 부분에서 분비된다. 송과체는 망막이 받아들이는 빛의 양 정보를 바탕으로 멜라토닌 분비량을 결정한다. 눈에 들어오는 빛의 양이 줄어들면 그것을 감지한 송과체가 멜라토닌을 분비하는 것이다. 잠잘 때 방 안을 어둡게 하면 푹 잘 수 있는 것은 광자극이 차단되어 멜라토닌 생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세로토닌은 수면 중에 '잠에서 깨는 것'과 관련 있다. 쾌적하게 눈을 뜨는 것은 세로토닌 분비의 영향을 받는다. 반면 멜라토닌은 잠이 드는 것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면 된다.

멜라토닌은 주간보다 야간에 5~10배나 많이 생성된다. 특히 새벽 2~3시쯤 생성량이 최고조에 이른다. 잠을 푹 자려면 멜라토닌이 충분히 분비되어야 한다. 반대로 불면증인 사람은 멜라토닌 분비가 잘 되지 않는 상태일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신질환 증상인 '수면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몸과 마음의 건강지표, 수면을 관찰하라


"잠은 잘 자나요?" 이것은 정신과의사가 통원환자에게 매번 반드시 물어보는 질문이다. 그만큼 수면이 정신의학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수면은 심신의 건강상태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지표다. 많은 정신질환에는 수면장애가 따라오기 때문이다. 우울증, 조현병, 알코올 의존증인 사람은 잠을 잘 자지 못할 확률이 높다. '정신과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많은 증상은 불면'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그리고 많은 병은 증상이 악화됨에 따라 수면장애도 심해진다. 반대로 증상이 호전되면 수면장애도 호전된다. 이렇듯 수면은 중상의 악화나 개선의 지표로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잠은 정말 잘 자요.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항상 컨디션이 좋지 않아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울증인 사람들 중 대부분이 수면장애에 시달린다. 그것도 초기부터 나타나기 때문에 우울증 조기발견의 중요한 지표이기도 하다. “요즘 잠이 안 와.”라는 말은 스트레스를 받아 몸과 마음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는 징조다.

- 잠이 쉽게 들지 않는다.
- 자다가 중간에 깬다.
- 잠을 충분히 자는데도 여전히 피곤하다.
-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

위의 증상들이 수면장애의 징후다. 몸과 마음의 건강에 '노란색' 신호가 깜빡거리고 있다는 뜻이다. 본격적인 수면장애를 겪을 때는 반드시 의사를 찾도록 하자. 하지만 '잠이 잘 안 오는데···' 정도라면 생활습관을 바꿔서 멜라토닌을 분비시키면 어느 정도 해결된다. 그러면 기분 좋게 잠을 잘 수 있다.

불로장생의 묘약

 


멜라토닌은 수면촉진물질이자 세포복구물질이다. 노화방지와 항종양효과 역시 다양한 연구로 이미 알려졌다. 먼저 노화방지효과로 강력한 '항산화작용'을 들 수 있다. 항산화작용은 신체를 산화시키는 원인인 활성산소를 처리하는 작용을 말한다. 결과적으로 안티에이징(항노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활성산소는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동맥경화가 진행되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활성산소가 제거되면 동맥경화가 예방되므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도 예방된다는 말이다.

항산화작용이 강한 물질로는 비타민E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멜라토닌의 항산화작용은 이 비타민E의 2배다. 종종 '녹슬지 않는 몸을 만들어라.'라고 하는데 멜라토닌은 신체에 녹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즉 멜라토닌이 야간에 제대로 분비되면 질병에 걸릴 위험이 감소하고 노화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멜라토닌에는 종양증식 억제작용, 혈관신생 억제작용, DNA 복구작용 등 다채로운 항종양효과가 있다. 쉽게 말하자면 멜라토닌은 체내의 중요한 '회복물질'이다. 우리는 피곤할 때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영양음료를 마시기도 하는데, 사실 이것은 드링크제에 들어 있는 카페인(홍분물질)이 억지로 몸과 마음을 흥분시키는 것이다. 힘이 나는 느낌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그런 것보다는 궁극의 회복물질인 멜라토닌을 분비시켜야 한다. 잠을 푹 자야만 병에 걸리지 않고 몸을 젊게 유지할 수 있다. 이처럼 뛰어난 기적의 회복물질을 우리 뇌는 스스로 분비할 수 있는 것이다.

'늙지 않은 몸'은 내 안에서 만들어진다


멜라토닌이 불로장생의 묘약이라고 하면 어떤 사람은 "그럼, 멜라토닌이 들어간 건강기능식품을 먹으면 되겠네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여러 번 말했듯이 건강보조식품을 통해서만 섭취하면 뇌 내 물질을 충분히 공급할 수 없다. 멜라토닌이 수면이나 생체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기초 데이터가 있지만, 그 효과를 건강보조식품으로 얻을 수 있다는 데이터는 아주 빈약하다.

실제로 미국 FDA (식품의약국)는 멜라토닌에 의약품적 효과나 기능이 있다고 인정하지 않는다. 또 장기복용에 따른 안전성과 부작용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데이터가 없다. '시차 때문에 힘들 때 멜라토닌 보조식품이 효과적'이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불면증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충분한 데이터는 없다. 만약 수면제로 써도 될 만큼의 효과가 검증되었다면 불면증 치료약품으로 규정될 수 있겠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뇌 내 물질에 관한 모든 건강보조식품에 대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외부에서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에서 합성, 분비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건강보조식품으로 섭취하기보다는 멜라토닌이 잘 나오는 생활과 행동을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그리고 수면은 멜라토닌만으로 유도되는 게 아니다. 진정작용이 있는 GABA 신경계와도 관련이 있다. 멜라토닌 이외의 호르몬이나 각종 수면 관련 물질의 농도가 낮과 밤에 변동하는 것(액성조절)과도 관련이 있다. 또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과 수면리듬도 중요하다. 건강기능식품으로 멜라토닌만 섭취한다고 모든 요소가 개선되진 않는다는 말이다. 그보다는 생활습관을 고쳐 깊은 수면을 함으로써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자. 그래야 내일도 일할 기운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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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시간보다 중요한 것은 '잘 잤다는 느낌'

 


수면시간과 우울증 발병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수면시간이 7시간 정도인 사람이 우울증 위험이 가장 적었다고 한다.이 데이터를 종합해보면 건강한 수면시간은 7~8시간 정도라고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수면은 개인차가 있으므로 모두에게 해당하는 '바람직한 수면시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아, 잘 잤다!' 하고 느끼는 것이다. 그런 느낌은 수면의 질과 양이 적절하다는 증거다. 이 잘잤다는 느낌을 '숙면'이라고 하는데 수면은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숙면감 여부가 더 중요하다. 종종 "나는 잠을 충분히 자니까 괜찮아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잠을 충분히 잔다는 것은 대부분 '수면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뜻으로 쓰인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거나 자고 일어나도 여전히 피곤한데도, 수면시간이 길었다면 충분히 잤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가바사와 시온. (2018). 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한다. (오시연, 역). 서울: 쌤앤파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