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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uroscience Book/Neuroscience

멀티태스킹은 오히려 비효율적인 업무 방식이다

siliconvalleystudent 2023. 1. 2. 09:00

멀티태스킹과 기억력의 관계


최근 몇 년 동안, 자신이 점점 더 여러 일을 동시에 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눈치챘는가? 혼자만 그러는 게 아니다. 나 역시 그저 영화만을 보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영화 내용을 좇아가면서 동시에 메일을 보거나, 혹은 그저 인터넷 서핑을 하려고 종종 휴대전화를 집어 들곤 한다.


디지털 생활 방식이란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려고 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이다. 스탠퍼드대학교의 연구자들은 서로 다른 사고 과정이 필요한 과제를 제시한 후, 얼마나 멀티태스킹을 잘하는지 살펴보았다. 연구에는 300명이 참여했는데, 그중 절반은 공부하면서 동시에 서로 다른 인터넷 사이트를 서핑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나머지 절반은 한 번에 하나씩 수행하는 것을 선호했다. 이렇게 두 그룹으로 나눠 집중력을 살펴보는 일련의 실험을 진행한 결과, 멀티태스킹을 하는 사람은 집중력이 더 낮았다. 훨씬 집중을 못했다. 특히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걸러내는 실험에서 제대로 필터링을 하지 못했다. 마치 여기저기에 모두 정신이 팔려 있는 것 같았다.

일련의 철자들을 암기해야 하는 실험에서도 멀티태스킹을하는 사람의 기억력이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멀티태스킹을 하는 사람들이 한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빠르게 옮겨가는 능력, 즉 멀티태스킹 능력은 훨씬 뛰어날 거라고 추론했다. 그러나 테스트 결과, 자신들이 잘한다고 과시하는 멀티태스킹에서조차 능력이 떨어졌다!

멀티태스킹의 대가


뇌는 상당히 많은 다양한 과정들을 동시에 다룰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정신적 대역폭mentalbandwidth에서 심각하게 제한을 받는 영역이 있는데, 바로 집중력이다. 우리는 한 번에 오로지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자신은 멀티태스킹을 한다고 믿지만, 사실은 여러 가지 과제 사이를 뛰어다니고만 있는 것이다. 이메일을 쓰면서 강의를 들을 때,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놀랐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두 가지의 일 사이에서 빠르게 왔다 갔다 할 뿐이다. 10여초 만에 대상을 바꿀 수는 있지만 문제는 뇌가 여전히 조금 전까지 하고 있던 일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다. 이메일로 초점을 옮겨도 뇌는 여전히 대역폭의 일부를 강의에 남겨두고 있다. 이메일에서 강의로 초점을 옮길 때에도 마찬가지다.


뇌는 상당히 많은 다양한 과정들을 동시에 다룰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정신적 대역폭mentalbandwidth에서 심각하게 제한을 받는 영역이 있는데, 바로 집중력이다. 우리는 한 번에 오로지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자신은 멀티태스킹을 한다고 믿지만, 사실은 여러 가지 과제 사이를 뛰어다니고만 있는 것이다. 이메일을 쓰면서 강의를 들을 때,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놀랐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두 가지의 일 사이에서 빠르게 왔다 갔다 할 뿐이다. 10여초 만에 대상을 바꿀 수는 있지만 문제는 뇌가 여전히 조금 전까지 하고 있던 일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다. 이메일로 초점을 옮겨도 뇌는 여전히 대역폭의 일부를 강의에 남겨두고 있다. 이메일에서 강의로 초점을 옮길 때에도 마찬가지다.


멀티태스킹을 할 때 왜 도파민이 분비될까?


동시에 여러 일을 하려고 하지만 결국 과제 사이를 뛰어다니고만 있을 때, 뇌는 그다지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못한다. 뇌가 모든 공을 놓치고 마는 형편없는 저글러라는 사실을 생각할 때, 뇌는 멀티태스킹을 못하게 우리를 막아야 한다. 그러나 뇌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대신 멀티태스킹을 할 때, 기분을 좋게 만드는 도파민을 분비하여 보상을 한다. 그러니까 뇌 스스로 자신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행동을 하는 셈이다. 대체 왜 그러는 걸까?

우리가 이곳저곳으로 주의를 분산할 때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는, 우리 선조들이 주변의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자극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항상 주변을 경계해야 했기 때문이다. 주의를 흩트리는 아주 작은 거라도 위험이 될지도 모르니 절대 놓쳐서는 안 됐다. 화재경보 원칙을 다시 떠올려보자! 분산된 초점과 눈 앞에 튀어나오는 모든 것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은 인류의 절반이 채 10세도 못 채우고 사망하던 시기에는 생사를 가르는 요인이었을 것이다. 뇌는 여기에 맞춰서 진화했고, 그 결과 멀티태스킹을 수행하고 집중력을 쉽게 흩트리면서 도파민을 분비하여 우리에게 보상을 제공한다. 이는 마음에 드는 얘기이기는 하나, 다른 뭔가를 대가로 치러야만 한다.

멀티태스킹과 작업 기억의 관계


멀티태스킹은 단순히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가 하는 일을 머릿속에 정확히 간직하는 '정신적인 작업대'인 작업 기억working memory도 마찬가지로 약화된다. 메모지에 써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려고 한다고 치자. 메모지를 보고 숫자를 외워 번호를 누른다. 이때 숫자는 당신의 작업 기억에 남게 된다. 집중력이 심각하게 제한적인 것처럼 작업 기억도 제한적이어서 대부분 6~7개의 숫자밖에 기억하지 못한다. 나는 이만큼의 숫자도 기억하지 못하며 전화번호를 제대로 누르거나 이메일 주소를 제대로 적기 위해 여러 번 살펴봐야 할 때마다 상당히 짜증이 난다.

10대 150명에게 디스플레이를 통해 일련의 문장을 보여주고 다시 문장을 완성하게 했다. 실험 대상 중 일부는 멀티태스킹에 익숙한 이들이었다. 그 결과, 몇몇은 “아침에 나는 치즈 샌드위치를 먹었다”와 같이 완벽하게 문장을 만들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침에 나는 신발 끈 한 접시를 먹었다" 처럼 횡설수설했다. 실험에서 주어진 과제는 누가 정답을 맞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거였다. 아주 쉬워 보이지만 문장이 단 2초동안만 표시되기 때문에 아주 빠르게 외워야 했다. 게다가 집중력을 분산시키고 필터링을 통해 걸러야 하는 다른 정보들도 함께 나왔다. 답을 맞히려면 작업 기억이 좋아야만 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멀티태스킹을 한 사람들의 정답률이 더 낮았으며 이들의 작업 기억은 다른 사람들보다 떨어졌다. 특히 문장 바로 옆에 나타나는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정보를 필터링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멀티태스킹을 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전두엽이 더 많이 활성화되었다. 전두엽의 주요 임무는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전두엽이 더욱 고전했다는 사실은, 한손만으로도 의자를 들 수 있는 힘이 센 사람과 그 정도로는 힘이 세지 않아 두 손을 다 사용해야 하는 사람을 비교하면 될 것 같다. 멀티태스킹을 하는 사람들이 집중력을 유지하려면 전두엽이 더 많은 정신적 에너지를 써야만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전두엽이 갖은 노력을 기울여도 멀티태스킹을 하는 사람들의 최종 결과는 여전히 더 나빴다!

연구를 수행한 연구자들은 멀티태스킹을 많이 하는 사람이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정리하여 걸러내는 작업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결론 내렸다. "주의 산만이 계속되면 뇌가 최적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휴대전화는 심지어 무음 상태일 때에도 훼방을 놓는다


우리가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하려고 할 때 집중력과 작업 기억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어쩌면 이제 컴퓨터를 끄고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바꿔서 주머니에 넣어두기만 하면 되겠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앞에서 보았듯이 휴대전화는 우리의 주의를 끄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으며, 이러한 능력은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는 것만으로는 멈출 수 없다.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기억력과 집중력 테스트를 했는데, 실험실 바깥에 휴대전화를 둔 학생들이 무음으로 바꿔서 주머니에 넣은 학생들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었다. 피실험자들은 휴대전화가 근처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지만 결과는 명백했다. 피실험자들은 그저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주의가 분산되었다. 여러 실험에서 동일한 현상이 관찰되었다. 그 중 한 연구는 800명에게 컴퓨터를 통해 집중력이 필요한 활동을 하게 하고 그 결과를 살펴봤는데, 다른 방에 휴대전화를 두고 온 사람들이 무음으로 바꿔서 주머니에 넣고 있는 사람들보다 더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연구 보고서의 제목(두뇌 유출: 자기 스마트폰의 존재를 단순히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유효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Brain Drain: The mere presence of one's own smartphonereduces available congnitive capacity))만 봐도 그 결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일본의 연구자들 역시 유사한 결론을 내놨다. 이들은 한 그룹의 피실험자에게 디스플레이에서 숨겨진 글자들을 최대한 빨리 찾아야 하는 집중력을 요구하는 문제를 냈다. 절반은 디스플레이 옆에 자신의 것이 아닌 휴대전화를 놓아두었고, 이를 집어 들어서는 안 되었다. 나머지 절반은 책상 위에 작은 노트를 올려놓았다. 결과는 어땠을까? 노트를 올려놓은 사람들이 문제를 가장 잘 풀어냈다. 휴대전화는 그저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피실험자의 집중력을 빼앗았다.

우리 뇌는 결코 우리 편이 아니다.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어두고 있더라도 뇌는 무의식적으로 휴대전화와 같은 디지털 기기의 매력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무시하기 위해 정신적 대역폭을 사용해야 한다. 그 결과, 집중력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다지 이상한 일도 아니다. 도파민은 무엇이 중요하고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를 뇌에 알려주는데, 휴대전화가 하루에도 수백 번 도파민을 분비하게 하니 휴대전화에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뭔가를 무시하는 것은 뇌가 의식적으로 힘을 써야 하는 적극적인 행동이다. 어쩌면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예를 들어, 친구와 커피를 마시는데 휴대전화를 앞에 두었다고 하자. 어쩌면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 뒤집어놨을 수도있다. 그리고 친구와 함께 있는 동안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싶은 충동과 싸우며 '전화 안 볼 거야'라고 계속 생각해야 한다. 매일같이 뭔가가 우리 뇌에 수백 번의 자잘한 도파민 주사를놓고, 뇌는 이를 무시하기 위해 에너지를 쏟는다. 사실 이는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닌데, 왜냐하면 뇌는 더 많은 도파민을 주는 게 무엇인지 찾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뇌가 휴대전화의 유혹에 맞서 싸우는 동안 다른 임무를 수행할 능력은 감소한다. 그다지 집중력이 필요하지 않은 일이라면 큰 영향이 없겠지만 정말로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 연구자들이 진행한 실험과 유사하게 피실험자에게 까다로운 집중력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런데 그때 절반에게는 실험 진행자가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었다. 물론 피실험자는 휴대전화를 받아서는 안 되었다. 이후 실험 결과에 따르면, 휴대전화를 받지 않았는데도 이들은 더 많이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무려 3배나 많이 틀렸다!

피실험자들이 평범한 워드 문서를 컴퓨터로 읽은 다음, 특정 단어들에 하이퍼링크가 걸려 있는 다른 문서를 읽는 실험에서도 위와 동일한 결과가 관찰되었다. 문서를 읽은 피실험자에게 문서의 내용을 질문했을 때, 하이퍼링크가 연결된 문서의 내용을 더 기억하지 못했다. 클릭하지 않았어도 마찬가지였다. 뇌는 "클릭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매번 결정해야 했고, 이런 작은 결정을 내릴 때마다 정신적으로 힘을 쏟아야해서 집중력과 작업 기억을 갉아먹었기 때문이다. 뇌가 탁자에 놓인 휴대전화를 집어 들지 않으려고 정신적 대역폭을 쏟듯이, 이와 동일한 방식으로 링크를 클릭하지 않기 위해 대역폭을 사용하는 것이다.

안데르스 한센. (2020). 인스타 브레인 (김아영, 역). 서울: 동양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