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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uroscience Book/Neuroscience

도파민은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물질이다

siliconvalleystudent 2023. 1. 1. 10:00

몸의 엔진, 도파민


뇌의 전달 물질 중 하나를 주제로 책을 쓰고 싶다면 도파민을 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휴대전화가 어째서 그렇게 유혹적인지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종종 도파민을 보상 물질로 묘사하는데 완전히 다 맞는 말은 아니다. 도파민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게 아니라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선택하게 만드는 것이다. 도파민은 바로 우리의 엔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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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고플 때 누군가가 식탁에 음식을 차려놓으면, 그 음식을 보는 것만으로도 도파민 수치가 올라간다. 음식을 먹어서 도파민 수치가 증가하는 게 아니라 도파민은 음식을 먹고 싶게 만들고 "바로 여기에 집중해"라고 말하는 것이다. 도파민이 만족감을 주는 것 외에도 다양한 일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면, 어째서 뒤늦게 분비되는 걸까? 아마 '신체에서 분비되는 모르핀'인 엔도르핀endorphin이 여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도파민은 눈앞에 있는 맛있는 것을 먹고 싶게 만들지만, 그 음식을 맛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은 엔도르핀이기 때문이다.

도파민은 뇌의 보상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스트레스 대응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수백만 년에 걸쳐 진화해왔다. 그리고 이 두 시스템 모두에게 오늘날의 사회는 낯선 세계다. 보상 시스템은 우리에게 다양한 행동을 취하게 하여 생존을 유리하게 하고 유전자를 후세에 물려주도록 만든다. 다시 말해서 음식, 다른 개체와의 교류(인간처럼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에게 중요하다), 섹스가 도파민 수치를 높인다는 사실은 그다지 놀랍지 않다. 심지어 휴대전화도 도파민 수치를 높인다. 그래서 문자 메시지가 오면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끼는 것이다. 실제로 휴대전화는 보상 시스템의 기본적인 몇몇 메커니즘에 직접 침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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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새로운 것을 사랑한다


진화적인 관점에서 인간이 지식에 목말라하는 것은 이상할게 없다. 주변 환경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생존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날씨 변화가 사자들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영양들이 어떤 상황에서 인간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경계심이 낮아지는지를 아는 사람은 사냥에서 성공하고 포식동물의 먹잇감이 되지 않을 확률이 더 높다.

 


'주변 환경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생존 확률이 높아진다'의 결과로 자연은 우리에게 새로운 정보를 찾아 헤매게 하는 본능을 심어주었다. 이러한 본능에 작용하는 뇌의 물질이 무엇인지는 아마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도파민이다! 뭔가 새로운 것을 학습할 때 뇌는 도파민을 분비하며, 도파민은 우리가 더욱 잘 학습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뇌는 단지 새로운 정보만을 찾는 게 아니라 환경과 사건에서도 새로움을 원한다. 뇌에는 도파민을 생성하는 세포가 있는데, 이 세포들은 오로지 새로운 것에만 반응한다. 익숙한 동네 길거리처럼 이미 알고 있는 것에는 반응하지 않다가, 이를테면 낯선 얼굴처럼 뭔가 새로운 것을 보면 갑자기 세포들이 활성화된다. 감정이 북받치는 뭔가를 볼 때도 같은 반응이 나온다.

새로운 환경과 정보에 목말라하는 도파민 세포의 존재는 뇌가 새로운 것을 높게 평가한다는 뜻이 된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새롭고 낯선 것을 향한 강력한 욕구를 갖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또한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자 하는 우리의 갈망에 영향을 주었다. 어쩌면 이게 음식과 자원이 부족했던 세계에서 우리 선조들이 새로운 기회를 탐구하도록 동기를 부여했는지도 모른다.

1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식량 확보라는 영원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두 여성을 상상해보자. 한 명은 새로운 땅과 환경을 비롯해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욕구가 있다. 그와 반대로 다른 한 명은 이러한 욕구가 없다. 나는 첫 번째 사람이 음식을 발견할 확률이 훨씬 높다고 생각한다. 더 많이 옮겨 다닐수록 먹을거리를 찾을 확률도 더 높아질 것이다.

 


이제 시계태엽을 감아 우리가 사는 시대로 돌아와보자. 뇌는 전반적으로 크게 변한 게 없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은 여전히 우리 안에 남아 있다. 그러나 이제 새로움에 대한 갈망은 다른 장소를 찾아 헤매기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표출된다. 우리는 컴퓨터와 휴대전화로 전달되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갈망한다. 컴퓨터와 휴대전화로 매번 새로운 페이지를 볼 때마다 뇌는 도파민을 분비하며, 그 결과 클릭을 거듭하게 된다. 그리고 방금 보고 있던 페이지보다도 '다음 페이지'를 훨씬 더 좋아하는 듯하다. 인터넷 페이지 5개 중에 1개꼴로 머무르는 시간이 채 4초가 안 되며, 10분 이상을 보내는 페이지는 4%에 불과하다.

 


우리는 뉴스 페이지, 메일 혹은 SNS를 가리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할 때마다 새로운 정보를 입수하며, 이때마다 우리 선조들이 새로운 장소나 환경을 보았을 때와 동일한 방식으로 보상 시스템이 활성화된다. 실제로 뇌의 보상 추구rewardseeking 행동은 정보 추구information-seeking 행동과 가까이 위치해서 이따금 이 둘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뇌는 '예측 불허'를 사랑한다

 


뇌가 보상 시스템을 빈번하게 활성화시키는 것은 돈, 음식, 섹스, 인정 혹은 새로운 경험 그 자체보다는 오히려 이에 대한 '기대감'이다. 어떤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만큼 우리의 보상 센터를 작동시킬 수 있는 것도 없다. 1930년대에 쥐를 대상으로 지렛대를 누르면 음식이 나오는 실험을 했는데, 이따금 음식이 나올 때 쥐들이 지렛대를 더 많이 누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렛대를 누를 때 음식이 나올 확률이 30~70%인 경우에 가장 절박하게 눌렀다.

20~30년 뒤에는 원숭이들에게 벨 소리를 들려준 다음 착즙주스를 주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원숭이들의 도파민 수준은 벨 소리만 들려도 높아졌으며 심지어 주스를 마셨을 때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 이 연구는 도파민이 만족감을 주는'보상 물질'이 아니라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물질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연구자들은 또한 벨 소리를 들려준 이후 이따금만 주스를 제공했는데, 그 결과 도파민이 더욱 많이 분비되었다. 벨 소리를 들려준 이후 두 번에 한 번 꼴로 주스를 제공할 때 도파민 수준이 가장 높았다.

쥐에게서 관찰된 현상이 원숭이에서도 관찰된 것이다. 이는 인간도 마찬가지였다. 실험 참가자에게 카드를 주고 뽑게 했는데, 뽑은 카드에 따라 돈을 받을 수도 못 받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카드와 상관없이 항상 돈을 받을 수 있을 때보다, 돈을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불확실할 때 도파민 수치가 훨씬 더 높았다. 그리고 쥐나 원숭이와 마찬가지로 두 번에 한 번꼴로 보상이 주어질 때 도파민이 가장 많이 분비되었다. 뇌의 입장에서는 기대감 속에 미래의 불확실한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 그 '길path' 자체가 목표인 셈이다.

 


그런데 불확실한 것보다 확실한 것을 더 좋아해야 맞는 게 아닐까? 뇌가 불확실한 결과에 더 많은 도파민으로 보상을 하는 이유는 100%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가장 유력한 설은 도파민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동기 부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예측 불허' 때문에 휴대전화를 갈망하게 된다!


우리의 선조들이 이따금 열매를 맺는 나무 몇 그루 앞에 서 있다고 생각해보자. 나무 아래에서는 과일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나무를 타고 올라가야만 하는데, 올라가 보니 열매가 없다고 한다. 그러면 계속해서 남은 다른 나무에도 올라가 찾아보는 게 중요하다. 꽝에도 포기하지 않는 자만이 언젠가는 칼로리가 풍부한 과일이라는 보상을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존 가능성도 커진다.

자연의 많은 과정은 예측 불허인 경우가 많다. 이따금 열매를 맺는 나무처럼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미리 알 수가 없다. 불확실한 결과에 도파민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는 것과 똑같이 새로운 뭔가를 앞두고 있을 때도 그렇다. 이는 우리가 보상을 받을 거라는 사실을 알수 없는 상황에서도 뭔가를 계속 탐구하는 이유다. 그리고 이러한 욕구 덕분에 우리 선조들은 먹을 게 부족한 세상에서 제한적이지만 그 자원을 찾아내서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알 수 없는 결과에 대한 우리의 타고난 애착이 문제로 이어지고는 한다. 이를테면 슬롯머신이나 도박판에 빠질 수 있다. 순수하게 오락 차원에서 할 수도 있지만, 개중에는 분명 스스로 도박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중독되기도 한다. 뇌의 보상 시스템이 불확실한 결과에 어떤 식으로 보상을 하는지 살펴보면, 도박과 도박으로 얻을 수 있는 보상이 어마어마하게 유혹적일 수 있다. 그래서 “포커 한 판만 더! 이번엔 내가 딸 수도 있어!"라고 외치는 것이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교활하게 이용하는 것은 도박업체와 카지노만이 아니다. 이 메커니즘은 문자 메시지나 메일의 도착 알림음에 휴대전화를 집어 들려고 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하다. 어쩌면 중요한 내용일지도 모르니 말이다. 대부분 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를 읽었을 때보다 알림음을 들었을 때 도파민이 더 많이 분비된다. 어쩌면 중요한 내용일지도 모른다는 강렬한 갈망은 무슨 일이 생겼나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집어 들게 만든다. 그리고 우리는 자주 이렇게 행동한다. 10분에 한 번씩. 깨어 있는 내내.

우리의 보상 센터를 자극하는 SNS

 

Instagram


도박업체와 휴대전화 제조업체 외에도 불확실한 결과에 대한 우리의 애착을 꽤 잘 활용하는 곳이 몇 더 있다. 바로 SNS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냅챗은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중요한 업데이트나 '좋아요' 같은 댓글이 올라왔는지 확인하고 싶게 만든다. 게다가 SNS는 우리의 보상 시스템이 가장 활성화되었을 때 디지털 인증을 제공한다. 당신이 올린 휴가 사진에 달린 '좋아요'는 누군가가 '엄지 척'을 누르자마자 게시물에 달리지는 않는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은 우리의 보상 시스템이 최대로 활성화될 때까지 엄지와 하트가 게시물 아래에 달리는 것을 보류하고는 한다. 자극을 잘게 쪼개어 디지털 보상에 대한 기대치를 가능한 한 최대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SNS 개발자는 보상 시스템을 자세히 연구해 뇌가 불확실한 결과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나 자주 보상을 해줘야 하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이들은 우리가 끊임없이 휴대전화를 집어 드는 놀라운 순간을 만들기 위해 이러한 지식을 활용한다. "어쩌면 '좋아요'를 하나 더 받았을지도 몰라. 한번 봐야겠어”는 “포커 한 판만 더! 이번엔 내가 딸 수도 있어!"와 똑같은 메커니즘이다.

많은 기업들이 뇌의 보상 시스템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행동과학자와 신경과학자들을 고용해서 연구를 하고 있다. 그리고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면, 기업들은 이미 우리 뇌에 침투하는 데 성공했다.

안데르스 한센. (2020). 인스타 브레인 (김아영, 역). 서울: 동양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