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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들의 '관심'이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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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들의 '관심'이다

siliconvalleystudent 2023. 1. 3. 10:00

SNS 사용 방법은 기분에 영향을 미친다

 


다른 사람의 사진을 보기만 하고 자기 사진은 올리지 않거나 댓글 등을 통해 소통하지 않는 수동적인 사용자는 적극적인 사용자보다 의기소침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적극적인 사용자는 단지 사진을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개별적으로 소통하기도 했다. 당연히 다들 개별적으로 소통하지 않겠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페이스북의 모든 활동 중에서 단 9%만이 적극적인 소통으로 집계되었다. 대부분 그저 끊임없이 업데이트되는 피드와 사진을 훑어보기만 했다. 상당수가 SNS를 사교 활동을 위해 사용하는 게 아니라 그저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살펴보거나 개인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SNS에서 강력한 사회적 지지를 얻은 사람들은 SNS를 사회생활의 보조 도구이자 친구나 지인과 연락하는 수단으로 사용했다. 그리고 이러한 사용법은 대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 반면에 SNS를 사회생활의 대체재로 삼은 사람들은 대체로 기분이 가라앉아 있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애초에 약간 우울하고 자신감도 없는 사람이 SNS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더 기분이 안 좋아지고 자신감도 더 떨어질 위험이 커졌다.

사람을 만날 때 활성화되는 거울신경세포


30년 전, 이탈리아 과학자들은 우리가 몸을 움직일 때 뇌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아내기 위해 원숭이 무리를 조사했다. 원숭이들이 음식에 손을 뻗을 때 전운동피질premotor cortex의 세포들이 활성화되었는데, 이곳은 신체의 움직임을 조직하는데 도움을 주는 영역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다른 원숭이들이 음식에 손을 뻗는 것을 볼 때도 동일한 세포가 활성화되었다는 사실이다. 과학자들이 발견한 세포는 원숭이에게만이 아니라 인간에게도 있는데, 거울신경세포mirror neuron라고 부른다.

 


거울신경세포는 다른 사람을 모방하는 것으로 학습을 도와주는 뇌세포다. 신생아에게 혓바닥을 내미는 행동을 하면 신생아가 똑같이 따라 하는 이유다. 거울신경세포는 신체의 움직임을 학습하도록 도울 뿐만 아니라 뇌의 여러 영역에 존재하는 중요한 세포다. 그중 한 영역이 감각피질somatosensorycortex로, 다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문에 손이 끼인 사람의 사진을 보면, 우리 뇌에서는 사진 속 사람의 뇌에서 벌어진 것과 유사한 활동이 일어난다. 고통이 직접 크게 느껴지지 않더라도 어쨌든 느낌은 들 것이다.

거울신경세포는 직접 행동을 시뮬레이션하여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리고 거울신경세포는 고통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기쁨, 슬픔, 공포를 모두 느낄 수 있게 도와준다. 바깥 세계와 내부 세계, 즉 다른 사람들과 자기 자신 간에 교량을 만들어주는 셈이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는 본능적인 욕구를 마음 이론theory of mind이라고 한다. 거울신경세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는 하지만, 다른 사람의 머릿속을 경험하고 싶을 때 우리의 뇌가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는 아직 완벽하게 알 수 없다. 하지만 판단을 내려야 할 때 뇌가 수많은 정보를 수집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뇌는 누군가가 하는 말뿐만 아니라 눈동자 움직임, 표정, 몸짓, 태도, 목소리 톤 그리고 판단하려고 하는 사람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뇌는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모든 것을 처리하며, 다른 사람의 생각, 감정, 의도에 대해 경험을 바탕으로 이해하고 그에 따라 답을 제시한다.

마음 이론은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거나 볼 때 계속해서 이루어지며, 우리의 뇌는 쉬지 않고 다른 사람이 어떻게 느끼는지를 시뮬레이션한다. 뇌가 대체 왜 그러는지 궁금할 수도 있는데, 아마도 다른 사람이 어떤 행동을 취할지 이해하고 여기에 적절하게 대처하도록 하는 게 목적일 것이다. 뇌가 끊임없이 "이제 뭘 하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된다.

거울신경세포는 태어날 때부터 있는 것으로, 이를 볼 때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려는 욕구는 아마도 선천적인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다른 사람의 머릿속 내용을 능숙하게 이해한다는 뜻은 아니다. 이는 연습이 필요한 부분으로 어려서부터 훈련이 이뤄진다. 영유아기에도 연습을 하지만 뇌에서 가장 발달한 영역인 전두엽이 성숙하는 10대부터 주로 이뤄진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연습을 하는 걸까? 바로 부모, 형제자매, 친구들을 직접 만나면서 서서히 경험의 저장고를 구축하게 된다. 우리는 경험의 저장고를 다른 사람의 감정, 생각, 의도에 대해 더 나은 판단을 내리는 데 사용한다.

뇌의 거울신경세포가 최대한 잘 기능하게 하려면 실생활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야 한다. 과학자들이 다른 사람과 직접 만날 때와 연극을 볼 때, 영화를 볼 때 거울신경세포의 활동성을 비교했는데, 실제로 사람을 만날 때 거울신경세포가 가장 많이 활성화되었다고 한다. 그 다음은 연극을 볼 때였고, 마지막은 영화를 볼 때였다. 영화를 볼 때도 거울신경세포가 활성화되기는 했지만 앞의 두 경우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이는 그림이나 디스플레이로 뭔가를 볼 때,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를 도와주는 생물학적인 메커니즘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이해하는 것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특질인 공감 능력의 기초가 된다. 공감 능력은 다른 사람이 겪고 있는 고통을 미루어 짐작하는 것을 뜻한다. 평소에 뇌는 신체적 고통을 이해하는 데 그다지 어려움을 겪지 않지만, 만약 고통이 '추상적'일 때는 문제가 좀 더 복잡해진다. 다리가 부러진 사진을 보면 뇌는 바로 고통에 반응하는 영역이 활성화된다. 마치 그 고통을 직접 경험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심리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뇌가 반응하는 데 좀 더 시간이 걸린다. 다른 사람이 겪고 있는 우울증이나 이혼 후 슬픔 같은 것은 다리가 부러진 통증보다 미루어 짐작하기에 더욱 복잡하다.

누가 당신의 관심을 끄는가?


지금 입고 있는 옷을 대체 왜 샀는지 곰곰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옷이 멋져서 산 걸까, 아니면 가격이 적당해서 산 걸까? 지금 입고 있는 옷과 소유한 물건 대부분은 언젠가 그 정보를 살펴본 적이 있었을 것이다.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휴대전화, 가구, TV, 컴퓨터를 구입하라고 정보를 제공하고 그 물건들이 필요하다고 설득했을 것이다.

전 세계 광고 시장에서는 매년 600조 원이 넘는 돈을 쓰고있다. 광고는 신문, TV, 거리 광고에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우리 휴대전화 안으로 이동했다. 우리의 뇌가 기능하는 방식을 생각하면 놀라울 것 없는 전개다. 관심은 장기 기억을 위한 첫걸음이며, 상업적인 메시지를 인식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기억해야만 한다! 

 


디지털 마케터들은 이러한 사실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의 관심이 매일같이 뇌에 수백 번씩 소량의 도파민 주사를 놔주는 기기에 쏠려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또한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에 목말라하며 뇌에 새로운 정보를 저장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 역시 알고 있다. 자신들이 쏟아붓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 우리의 뇌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긍정적인 연상을 형성할 것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SNS 흐름에 교묘한 방식으로 광고를 집어넣어서 목적한 효과를 달성한다.

상업적인 메시지를 쏟아붓는 휴대전화의 능력은 맞수가 없을 정도다. 휴대전화는 관심을 사로잡는 능력 외에도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바로 그 자리에 광고 메시지를 심는 능력이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피드 사이에 배치된 광고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무척 교묘하게 넣어놓은 탓에 친구들의 피드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광고의 위치는 각각 맞춤형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광고를 보는 사람의 감정 상태가 가장 수용적일 때 메시지를 노출한다. 예를 들면, 방금 페이스북에서 축구 경기 사진을 본 사람은 스포츠 행사 광고를 보여주기에 적합한 후보이며, 휴양지 사진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은 비행기 표를 예매하는 데 관심을 보일 수 있다.

주의를 분산시키는 것들에 둘러싸인 세상에서 관심은 황금이나 마찬가지다. 마케터들 입장에서는 휴대전화만큼 유용한 도구가 없고, 휴대전화에서 메시지를 노출하기에 SNS만큼 효과적인 방법도 없다. 그래서 페이스북은 기숙사 프로젝트에서 출발하여 15년 만에 완전히 전 세계 광고 시장을 장악하게 된 것이다. 페이스북은 사람들의 주의를 끌어야 하는 싸움에서 승리했다. 보물창고가 활짝 열린 셈이다. 오늘날 페이스북의 시가 총액은 스웨덴 GDP의 절반을 웃돈다. 페이스북이 반기 보고서를 낼 때마다 주식 투자자들은 사용자들의 페이스북 체류 시간을 꼼꼼하게 살펴본다. 1분 1초가 황금과 같고 광고를 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을 최대한 오랜 시간 머물게 하려고 갖은 애를 쓰고 있다.

SNS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기타 SNS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들의 관심이며, 따라서 SNS 측에서는 사람들의 관심을 더욱 잘 끌어낼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앱 개발자, 휴대전화 제조업체, 도박과 SNS 모두 전보다 더욱 교묘한 메커니즘을 구사하여 전쟁터를 돌파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우리의 관심을 얻어내기 위해 뇌의 도파민 시스템을 더욱 더 능숙하게 이용하고 있다.


휴대전화에 설치된 앱을 한번 살펴보자. 색상은 선명하고 심볼은 단순하며 강력하다. 휴대전화는 슬롯머신이나 다름없어 보이며, 어떤 색이 눈길을 끄는지를 행동과학자들이 세심하게 연구했다는 사실은 전혀 우연이 아니다. 스냅챗은 새로운 사진과 메시지를 보려면 화면을 아래로 쓸어내려야 하고 새로운 내용이 표시될 때까지 몇 초가 걸리는데, 이는 슬롯머신을 모방한 것이다. 슬롯머신의 레버를 당기고 체리 3개가 뜨기를 기도하는 것과 똑같이 말이다! 그 결과는 어떨까? 미지의 결과에 더욱 활성화되는 뇌의 편향된 특질이 시동을 걸게 된다.

 


트위터도 나름의 방법을 고안했다. 휴대전화 앱을 누르면 하얀색의 트위터 새가 푸른 배경에서 두어 번 커졌다 작아지기를 반복하다가 화면을 꽉 채울 정도로 커진다. 그러고는 갑자기 모든 트윗을 보여준다. 이는 로그인에 시간이 걸리거나 혹은 인터넷 연결 상태가 나쁜 탓이 아니다. 트위터는 기다리게 만들어서 긴장 상태를 유발한다. 지연되는 시간은 뇌의 보상 시스템을 최대한으로 발동시키는 시간이 얼마인지를 정교하게 측정하여 결정한 것이다. 푸시 알림음이 문자 알림음과 동일한 경우가 잦은데, 이것도 우연이 아니다. 같은 알림음을 사용하여 친구가 문자를 보냈다고 믿게 만들어 뇌의 사회적 상호작용 욕구를 파고드는 것이다. 실제로는 뭔가를 팔려는알림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페이스북, 스냅챗, 트위터는 자유롭게 메시지와 사진, '좋아요' 같은 디지털 인정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주는 곳이 아니다. 이들이 생산하는 제품은 우리의 관심이다. 이들은 다양한 광고주에게 팔려고 메시지, 사진, 디지털 인정을 통해 우리의 관심을 잡아끈다. 만약 공짜로 SNS를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면 잘못 짚은 것이다.

내가 휴대전화를 쓰는가, 휴대전화가 나를 쓰는가


현재 우리의 관심을 끌기 위해 돈을 그렇게 많이 투입하고 있다면, 나중에 휴대전화와 SNS는 우리의 관심을 지금보다도 더 잘 끌 수 있게 될까? 앞으로 2~3년 뒤에는 디스플레이 앞에서 7~8시간을 보내고 휴대전화와 SNS가 사회적 접촉을 완전히 대체하게 될까? 아니면 새로운 기술을 더 나은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휴대전화, 태블릿, 컴퓨터, 앱이 등장할까? 이 모든 것은 바로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우리가 원한다면 인간의 뇌와 좀 더 잘 조화를 이루는 휴대전화와 SNS를 갖게 될 것이다. 아이폰이나 페이스북의 사용이 우리의 기분과 활동을 계속 저하시켜서 언젠가 우리가 사용을 멈춰버린다면, 애플과 페이스북은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질 것이라는 믿음은 순진한 발상이다.

일각에서는 기술이 어떻게 설계되었는지를 신경 쓰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한다. 기술은 그저 기술일 뿐이니 적응하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은 좋든 싫든 견뎌야만 하는 날씨가 아니다. 기술이 우리를 맞춰야 하지, 그 반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휴대전화와 SNS는 가능한 한 여기에 의존하도록 정교하게 개발되었는데, 사실 다른 방식으로 개발될 수도 있었으며 여전히 그럴 가능성은 있다. 만일 우리가 다른 제품을 원하고 그 제품을 요구하면,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길거리에서 휴대전화에 푹 빠져 주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저 사람이 휴대전화를 조작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휴대전화가 저 사람을 조작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거물들은 자신이 만든 제품에 대해 회한을 토로했다. 특히 SNS 관계자들이 그랬다. 샤마스 팔리하피티야Chamath Palihapitiya 페이스북 전 부사장은 한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만들어낸 근시안적이고, 도파민 분비를 유발하는 피드백 루프는 사회의 기능을 저해하고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SNS가 우리에게 저지른 짓을 생각하면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경영진이기도했던 숀 파커Sean Parker는 페이스북이 인간 심리의 취약성을 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로지 신만이 아이들의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안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수렵채집인의 10~15%는 맞아 죽었다


수렵 채집인이었던 선조들의 10~15%는 다른 사람에게 맞아 죽은 것으로 보인다. 원시 농경 사회에서는 상황이 더욱 나빠서 5명 중 1명이 맞아 죽었다. 아마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서 싸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모두 부족 내 살인 사건 통계로, 서로 다른 부족 간의 살인 사건 통계는 더욱 심각했을 것이다. 자기 부족을 떠나 새로운 호모 사피엔스를 찾아 나선 사람들은 사실상 죽음의 길로 간 셈이었다. 그렇다면 이 음울한 숫자가 말하는 것은 뭘까? 바로 인류의 가장 중요한 사회적 원동력 중 하나인 '우리와 그들'로 편을 가르는 본성이다.

특히 외형적으로 이질적인 것을 봤을 때 불안한 이유도 모두 이 본성 때문이다. 두려움 엔진인 편도체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들을 보면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가짜뉴스는 사라지지 않는다


서로를 '우리와 그들'로 구분하려는 강력한 욕구는 재앙과 위협에 대한 내재적 두려움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에서도 상당히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신문이나 TV보다 페이스북을 통해 뉴스를 접한다. 기존 언론 매체와 페이스북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신문과 TV 뉴스 편집팀은 어떤 뉴스를 내보낼지 결정하고, 그 뉴스가 흥미로운지, 사실인지를 판단한다. 그에 반해 페이스북 피드의 뉴스는 컴퓨터 프로그램, 즉 알고리즘이 선정한다. 다시 말해 페이스북을 통해 퍼져나간 기사는 그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책임질 편집팀이 없다는 뜻이다. 알고리즘은 페이스북 방문자가 관심 있을 거라고 여기는 뉴스를 고른다. 즉, 친구가 읽고 공유한 것을 고른다는 뜻이다. 뉴스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역사상 인류의 10~20%가 맞아 죽었기 때문에 우리는 특히 갈등과 위협을 다루는 뉴스에 관심을 보인다. 이러한 종류의 정보는 생사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했다.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은 뉴스를 평가할 때 우리가 읽고 공유하는 내용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 개의치 않기 때문에, 갈등과 위협에 직결된 뉴스를 특히 빠르게 확산시킨다. 물론 상당히 긍정적인 뉴스 역시 마찬가지다. 내용이 새빨간 거짓말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정확히 이런 식으로 뉴스가 퍼져나간다. 연구자들이 SNS에 퍼진 수만 건의 뉴스를 조사한 결과, 가짜 뉴스가 더 많은 사람에게 퍼졌을 뿐만 아니라 더 빨리 퍼진 것으로 나타났다. 진짜 뉴스가 가짜 뉴스만큼 퍼져나가려면 6배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가짜 뉴스는 더 선정적이고 꼭 진실을 담을 필요가 없으며, 우리가 가짜 뉴스를 읽게 되면 알고리즘은 가짜 뉴스에 우선순위를 부여하여 피드의 맨 위에 띄워놓는다. 게다가 우리는 가짜 뉴스를 계속 공유하는 경향이 있어서 가짜 뉴스의 확산이 순전히 알고리즘의 잘못만이라고도 할 수 없다. 알고리즘 때문에 가짜 뉴스가 우리에게 전달되지만, 그것을 친구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이 이 흐름에 동참할수록 가짜뉴스를 진실이라고 믿게 된다.

페이스북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뉴스 채널이 되었지만, 자신들이 퍼뜨린 뉴스의 진실성에 대한 언론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비판받고 있다. 비평가들은 페이스북이 우리에게 내재된 두려움과 갈등에 대한 관심을 의도적으로 악용하여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주장한다. 관심을 끌어야 광고주들을 끌어모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일각에서는 SNS의 가짜 뉴스가 군사 갈등에 기름을 끼얹고 민주적인 선거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최종 결정을 내리게까지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안데르스 한센. (2020). 인스타 브레인 (김아영, 역). 서울: 동양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