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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uroscience Book/Neuroscience

효율을 2배 높이는 뇌 내 마약, 엔도르핀

siliconvalleystudent 2022. 12. 30. 10:00

극한 상황에서 초인적인 힘이 나오는 이유

 


엔도르핀은 강력한 진통작용을 하는 뇌 내 물질이다. 모르핀과 비교하면 6.5배의 진통작용을 한다. 모르핀이라고 하면 마약의 일종이자 말기 암환자 등의 심한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의료계에서도 쓰이는 진통제다. 모르핀의 몇 배나 되는 진통작용을 지닌 물질이 우리 뇌에서 분비되는 것이다. 엔도르핀은 뇌에서 생성되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분비되어 진통효과를 발휘한다. 이것을 '스트레스 진통'이라고 한다.

스트레스에 반응하여 뇌하수체에서 분비된 엔도르핀은 대뇌피질, 시상, 척수 등에 분포하는 '오피오이드 수용체'와 결합하여 진통작용 외에 위장운동 감소, 동공축소, 행복감, 서맥, 신경 전달물질 억제작용 등의 기능을 담당한다. 오피오이드 수용체는 모르핀이나 헤로인 등의 마약과도 결합한다. 오피오이드 수용체가 있기 때문에 마약이 주는 행복감이나 황홀감에 빠지게 되는데, 그래서 마약중독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위험한 수용체가 우리 뇌에 존재하다니 왠지 좀 이상하지 않은가? 그러나 이것은 인과관계를 거꾸로 생각한 것이다. 마약 때문에 오피오이드 수용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인간의 몸에 마약과 유사한 물질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엔도르핀이다.

엔도르핀이 분비되어도 모르핀을 투여했을 때와 동일하게 행복감과 황홀감이 나타난다. 그래서 엔도르핀은 '뇌 내 마약'이라고도 불린다. 엔도르핀endorphin이라는 이름부터 '인성'이라는 뜻의 'endo'와 모르핀의 '르핀'에 해당하는 'rphin'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엔도르핀은 스스로 분비하는 모르핀 유사 물질, 즉 '내인성 모르핀'이라는 의미다.

아편에 들어 있는 모르핀은 때때로 엔도르핀과 유사한 구조를 이루며 오피오이드 수용체와 결합하여 엔도르핀과 같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때문에 모르핀이나 모르핀에서 만들어지는 헤로인 등이 마약으로 쓰이게 되었다.

 

beta-Endorphin


또 단순한 엔도르핀이 아니라 '베타엔도르핀'이라는 용어도 있다. 엔도르핀은 알파엔도르핀, 베타엔도르핀, 감마엔도르핀의 3종류로 나뉘는데, 이 셋 중 베타엔도르핀은 고통을 제거할 때 가장 잘 분비된다. 즉 베타엔도르핀은 진통작용이 강한 엔도르핀의 일종이다. 여기서는 베타엔도르핀을 포함하여 모두 엔도르핀이라는 용어로 통일해서 이야기하겠다.

고통스러울 때 행복을 느끼는 육상선수들

 


극한상황이라고 하면 흔히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를 떠올릴수 있다. 러너스 하이란, 마라톤 같은 장시간 달리기를 할 때 경험하는 도취상태를 뜻한다. 마라톤은 무척 힘든 운동인데, 장거리를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에 고통스럽던 몸이 가벼워지고 기분도 상쾌해진다. 그리고 기분이 고양되면서 강렬한 행복감에 빠진다. 이 상태가 바로 러너스 하이다. 엔도르핀 기능을 설명할때도 종종 러너스 하이를 예로 든다. 달리기라는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엔도르핀이 분비되어 고통이 줄어들고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다.

러너스 하이의 원인이 엔도르핀이라고 한다면 마라톤에 '중독'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러너스 하이가 엔도르핀 분비 때문일 것이라는 주장은 예전부터 있어왔다. 많은 연구 데이터에서 달리기 같은 고부하 유산소운동을 한 뒤에 혈중 엔도르핀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뇌의 오피오이드 수용체과 결합하는지에 관해서는 명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2008년 뮌헨공과대학 연구팀이 핵 이미징(방사선물질을 이용해 영상화하는 방법)으로 '러너스 하이를 일으키는 엔도르핀'의 존재를 처음으로 영상화하는데 성공했다. 이것은 장거리 달리기를 하면 평소보다 많은 양의 엔도르핀이 생성되어 뇌 내 수용체와 결합한다는 유력한 증거라 할 수 있다.

조용한 치유물질 엔도르핀 덕분이다


여기까지 읽으면 엔도르핀이라는 물질의 존재 이유를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부상이나 질병, 달리기, 그 밖의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고통이나 괴로움, 그것을 '행복'으로 전환하여 스트레스로부터 몸과 마음을 지켜주는 물질이 엔도르핀이다. 엔도르핀은 최상의 스트레스 해소물질이라 할 수 있다.

엔도르핀 생성과정을 보면 스트레스 해소물질로서의 특징이 더욱 명확해진다. 베타엔도르핀의 전구체 물질은 '프로오피오멜라노코르틴'이라는 당 단백질이다. 이 물질에서 프로세싱이라는 단편화 과정을 거쳐 베타엔도르핀이나 ACTH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베타리포단백질 등의 호르몬이 생성된다.

ACTH는 부신피질을 자극하여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이다. 즉 ACTH 엔도르핀도 스트레스에 반응해서 분비되어 스트레스와 싸우는 '스트레스 해소 호르몬'이다. 다만 이 둘은 역할이 다르다. ACTH는 신체적인 스트레스 해소를, 엔도르핀은 심리적인 스트레스 해소를 주로 담당한다.

또 엔도르핀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한계상황에서도 분비된다고 했는데 실은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도 분비된다. '치유되었다.', '긴장이 풀렸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치유의 좋은 예가 반려동물과의 접촉이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강아지나 고양이와 만나는 순간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개를 키우는 사람이 개를 만지거나 쓰다듬는 등 친밀한 접촉행동을 하면 사람과 개 양쪽의 혈중 엔도르핀 농도가 상승한다고 한다.

 


몸과 마음이 편안하면 뇌에서 알파파가 원활하게 나온다. 알파파가 나오면 엔도르핀이 분비된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뿐아니라 긴장을 푼 상태에서도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것이다.

치유물질이라는 측면이 있는 엔도르핀은, 과도한 스트레스 상태일 때는 그것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분비된다. 반대로 마음이 평온한 이완상태에서도 분비된다. 정반대의 상황에서 둘 다 분비된다는 게 좀 의아하겠지만 목적은 동일하다.

엔도르핀은 행복감을 안겨준다. 뇌를 쉬게 해 주의집중력, 기억력, 창조성 등 다양한 뇌 기능을 향상시킨다. 명상이나 좌선을 하면 깨끗한 알파파가 나온다. 명상은 마음을 평온하고 잔잔하게 해주므로 집중력과 주의력이 높아지고 의식이 맑아지며 때로는 뛰어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엔도르핀이 나오는 상태다. 즉 엔도르핀에 의한 치유효과와 뇌활성화효과를 얻은 순간이다.

엔도르핀은 마음을 쉬게 하는 효과뿐 아니라 면역력을 강화해 신체회복력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그뿐 아니라 암과 싸우는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NK세포 활성을 높이는 작용, 즉 항암작용도 한다. 마음뿐 아니라 몸도 치유한다. 엔도르핀은 멜라토닌과 함께 '최상의 치유물질'이라 할 수 있다. 멜라토닌은 수면과 관련하여, 엔도르핀은 긴장이완과 관련하여 치유효과를 발휘한다.

알파파가 나올 때는 '엔도르핀 휴식법'이 최고


알파파가 나오면 치유물질인 엔도르핀 분비가 촉진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알파파는 언제 나올까? 알파파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 나온다.

 

-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
-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
- 흐르는 냇물소리를 들을 때
- 바다나 단풍 등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
- 좋아하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 상쾌한 바람이 불 때
- 금계꽃 같은 좋은 아로마향을 맡았을 때
- 눈을 감고 안정을 취하며 편안하게 있을 때
- 1가지 일에 집중할 때
- 마음이 평온할 때
- 명상, 요가, 좌선을 할 때

 

요컨대 편안한 시간을 보내면 알파파가 원활하게 나오며 그에 따라 엔도르핀도 활발하게 분비된다. 다만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실제로는 실천에 옮기기가 그리 쉽지 않다. 일을 마치고 집에 와도 TV시청이나 게임을 하며 휴식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교감신경을 우위에 세우는, 즉 사람을 흥분시키는 오락은 잠자기 전에 하는 활동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TV를 끄고 음악을 들으며 소파에서 반려동물과 교감을 나누자. 이렇게 이완된 시간이 몸과 마음을 진정으로 치유한다.

 

'쾌감자극'으로 도파민과 엔도르핀을 동시에


스트레스에 직면했을 때나 편안히 쉴 때 외에 엔도르핀은 물리적인 '쾌감자극'으로도 분비된다. 지금까지 뇌 내 물질 중 도파민은 '쾌감자극'으로 분비되고 노르아드레날린은 스트레스 등의 '불쾌자극'으로 나온다고 했다. 반면 엔도르핀은 '쾌감자극'으로도 '불쾌자극'으로도 분비되는 신기한 물질이다.

인간은 '쾌감자극'을 받으면 도파민과 함께 엔도르핀이 쉽게 나온다. 둘 다 함께 나오면 쾌감, 행복감 증강효과가 있다. 이 효과는 덧셈이 아닌 곱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도파민만 나올 때보다 10~20배의 쾌감과 행복감을 얻을 수 있다. 엔도르핀은 일종의 '쾌감증강제'인 셈이다. 가장 좋은 예는 성행위다. 성행위는 아마도 인간이 경험하는 가장 강한 쾌감 중 하나일 것이다. 성행위를하면 도파민과 엔도르핀이 함께 분비되어 엄청난 쾌감을 얻는다.

또 도파민을 제어하는 구조로 'GABA 신경'이 있는데, 엔도르핀은 이것을 억제한다. 도파민을 억제하는 GABA 신경을 억제함으로써 도파민을 분리한다. 엔도르핀 작용으로 같은 쾌감자극에도 도파민이 펑펑 쏟아진다고 상상하면 된다. '천재 바카본'이라는 만화 주인공 바카본 파파의 “반대의 반대는 찬성이다."라는 말처럼 억제의 억제는 촉진작용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긴장을 풀고 알파파를 내는 방법과는 별도로 물리적 쾌감자극으로 엔도르핀을 분비시키는 방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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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도르핀이 선사하는 '최상의 집중력'


지금까지 긴장완화와 쾌감자극으로 엔도르핀을 분비시켜 뇌와 신체를 편안하게 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좋은 방법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것은 휴식법이지 '엔도르핀 업무방식'이라고 할 수는 없다. 엔도르핀은 사용법에 따라 당신의 일에 엄청나게도움이 된다. 이제부터 그 방법을 살펴보겠다. 엔도르핀이 적당히 분비되었을 때 뇌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로는 스트레스 해소, 기억력 향상, 상상력 향상, 주의집중력 향상이 대표적이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 기억력이 증강된다. 대뇌변연계가 자극을 받으면 기억에 쉽게 남기 때문이다. 엔도르핀에도 기억증강작용이 있어서 엔도르핀이 분비될 때 있었던 일은 뇌에 깊이 새겨진다. 그리고 엔도르핀이 대량으로 나오는 경우는 '아주 괴로운 체험'이거나 '아주 기분 좋은 체험'을 했을 때다. 여러분의 인생을 돌아봐도 지금까지 또렷하게 기억나는 것은 '무척 괴로운 일'이나 '무척 즐거운 일' 중 하나일 것이다. 극단적인 고통이나 극단적인 쾌락이 있으면 기억에 잘 남는다는 이야기다.

엔도르핀은 시냅스 활동전위를 높여서 시냅스 결합을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그 결과 기억력, 상상력, 집중력이 높아진다. 일을 하면서 의식적으로 엔도르핀을 분비시킬 수 있다면 집중력과 상상력이 향상되어 뛰어난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기억력까지 좋아진다. 직장인에게는 최상의 상태다.

차원이 다른 고성과, 엔도르핀이라면 가능하다

 

Flow Diagram


엔도르핀과 일에 대해 생각할 때는 '몰입Flow'이라는 말이 참고가 된다.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가 제창한 개념이다. 1가지 활동에 깊이 몰두해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상태, 그 경험 자체가 무척 즐거워서 순수하게 그것을 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쓰는 상태. 이런 상태가 몰입이다. '절대적 집중상태'라고 바꿔 말할 수 있다.

가장 알기 쉽게 말하자면 엄청난 집중력이 발휘되고 그 상태가 즐거워서 깊이 몰입한 상태이다. 그와 동시에 머릿속이 맑아서 그 상황과 활동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몰입상태에서는 '시간감각의 왜곡'이 수반된다. 몰입상태인 사람은 눈 깜짝할 새에 시간이 지났거나 시간이 멈춘 듯이 느낀다. 운동선수가 엄청난 기록을 달성했을 때 몰입상태와 유사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여기까지 읽으면 엔도르핀이 분비된 상태와 몰입상태가 흡사하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뇌과학자와 심리학자가 이 둘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거라고 추측한다. '몰입'에 관한 이론을 제창한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러너스 하이도 일종의 몰입이라고 생각했다. '장거리 달리기뿐 아니라 많은 스포츠 경기에는 러너스 하이와 흡사한 쾌락적 상태에 도달하는 시간이 있으며, 그것은 플로(흘러가는 듯한 좋은 기분)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했다.

Mihaly Csikszentmihalyi


몰입상태에 빠지면 엄청난 실력을 발휘하며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스포츠 선수라면 종전 기록을 갱신하거나 평소실력 이상의 결과를 낼 수도 있다.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상태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다음의 항목을 들었다.

- 전체목표를 설정하고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많은 하위 목표를 설정할 것.
- 선택한 목표에 관해 진척도를 측정하는 방법을 찾을 것
-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주의집중을 유지하고 그 활동에 포함되는 다양한 도전대상을 더욱 세분화할 것.
- 이용할 수 있는 도전 기회와 상호작용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발휘할 것.
- 그 활동이 지루해지면 난이도를 높일 것.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상태가 되기 쉬운 사람들의 예로 장인, 요리사, 컨베이어 시스템에서 일하는 공장직원을 들었다. 이 직업의 공통점은 뭘까? 자기가 하는 일의 절차를 완전히 파악하고있다는 것이다. '다음에 무엇을 할까?', '그다음에 할 일은?'이라는 것을 일일이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이 끝나면 다음은 저것이라는 흐름이 상세한 공정표처럼 정해져 있다. 또는 무의식중에 몸으로 전부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실은 '다음에 무엇을 할까?'라는 의문이 가장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뇌의 집중력이 높아지고 작업효율이 올라간 상태에서 '다음에 무엇을 할까?'라는 생각이 떠오르면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집중력이 초기화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음에 무엇을 할지일일이 생각하지 않고 물 흐르듯 작업에 몰입할 수 있도록,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할 일 리스트'에 적어두자. 이것은 사무직 직장인이 몰입상태에 들어가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2022.11.23 - [Neuroscience Book/Neuroscience] - 행동의 자동화

 

행동의 자동화

뇌에 솜씨를 새겨 넣기 신경과학자들은 특정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을 탐구함으로써 뇌 기능을 밝혀줄 단서를 얻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런 단서를 얻을 생각으로 오스틴 네이버Austin Naber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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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하는 마음이 당신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끈다

 


“편하게 사는 사람은 많은 일에 감사한다. 불쾌한 일에도 감사한다. 물론 좋았던 일에도 감사한다." 이것은 일본의 사업가 사이토 히토리가 한 말이다. 감사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표현한 명언이다. 나도 감사의 중요성을 실감하며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런데 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사람이 성공할까?

뇌과학적으로 말하자면, 남에게 감사할 때 엔도르핀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감사를 전하거나 감사의 말을 들을 때, 사람은 행복해진다. NIH의 연구팀은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의 뇌는 '보상'을 받았을 때의 뇌와 같은 활성패턴을 보인다는 것을 핵 이미지 연구를 통해 밝혔다. 그러고 보면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의욕이 넘치고 활동적이다. 봉사활동을 함으로써 성취감과 행복감도 강하게 느낀다.

또한 이들은 심장질환을 앓을 확률이 낮고 평균수명이 길다. 그 이유는 봉사활동으로 엔도르핀이 분비되기 때문이라는 연구가 있다. 실제로 내 주위에도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봉사활동은 정말 즐거워요. 남에게 고맙다는 말을 듣는 것이 이렇게 기쁜 건지 예전엔 몰랐어요."라고 말한다. 또 감사를 받는 것은 칭찬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신적인 보상이다. 그러므로 도파민도 함께 분비된다.

남에게 감사하고, 감사를 받는 것,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거나 사회에 공헌하는 것, 그런 순간에 보수계의 편도체가 자극을 받아 도파민이나 엔도르핀을 분비하도록 움직인다. 감사가 성공을 부른다는 것이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셈이다.

실패마저 감사하게 생각할 수 있다면

 


큰 실패를 했을 때 “도대체 나는 왜 실패한 걸까?" 하고 낙담하거나 "난 정말 한심해. 구제불능이야." 하며 자책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그러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왕창 나올 뿐만 아니라 실패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 먼저 실패에 감사하자. '실패에서 배울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성공을 향해 더 빨리 나아갈 수 있다. 엔도르핀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엔도르핀은 시냅스 가역성을 높인다. 시냅스 가역성은 시냅스와 시냅스가 결합하는 유연성을 말하며 시냅스 가역성이 높아지면 신호가 잘 전달되어 결과적으로 학습효율과 기억효율이 높아진다. 따라서 엔도르핀이 분비되었을 때 일어난 일은 시간이 지나도 똑똑히 기억한다. 그러므로 실패가 기억에 정착해 경험으로 축적되는 것이다. 또한 도파민과 엔도르핀의 작용으로 뇌가 새로운 동기를 얻고 다음 목표를 향해 시작할 수 있다. 큰 실패를 했다고 주저앉아 낙담하지 말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진부한 말도 있지만, 일단 실패도 감사해야 다음 성공의 확률이 높아진다.

가바사와 시온. (2018). 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한다. (오시연, 역). 서울: 쌤앤파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