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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uroscience Study

인간은 끝없이 창조한다. 원재료가 언어적이든 청각적이든 아니면 시각적이든 일종의 만능 조리 기구를 세상에 집어넣으면 거기서 뭔가 새로운 것이 나온다. 수많은 호모 사피엔스의 노력으로 능력이 배가된 우리의 타고난 인지능력은 점점 빠른 속도로 혁신하는 사회, 가장 최신 아이디어를 먹고사는 사회를 만들어냈다. 농업 혁명에서 산업 혁명까지는 무려 1만 1,000년이 걸렸지만 산업 혁명에서 전구 발명까지는 120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로부터 인간이 달에 착륙하기까지는 고작 90년이 걸렸다. 거기에서 월드와이드웹까지는 22년이 걸렸고 다시 9년 후에는 인간 게놈을 완전히 해독했다. 역사적인 혁신이 보여주는 그림은 분명하다. 중요한 혁신과 혁신 사이의 기간이 급속도로 짧아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지구에서 가장 뛰어..

2007년 1월 9일 스티브 잡스는 평소 즐겨 입는 청바지에 검은색 터틀넥을 입고 맥월드MacWorld 무대에 섰다. 그는 “가끔 혁명적인 제품이 나와 모든 걸 바꿔놓습니다”라고 말한 뒤 이렇게 선언했다. “오늘, 애플은 전화기를 재발명하려 합니다." 여러 해 동안 이어진 무성한 소문과 추측 끝에 드디어 아이폰이 나온 것이다. 이전까지 사람들은 그 비슷한 것조차 본 적이 없었다. 그것은 손에 들고 다니는 소형 PC 겸 통신 장치 겸 음악 재생기였다. 매스컴은 마법에 가까운 선구적인 제품이라며 환호했고 블로거들은 아이폰을 '지저스 폰Jesus Phone'이라고 불렀다. 그야말로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 갑자기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지만 아이폰에는 위대한 혁신의 특징이 그대로 담겨 있다. 겉모습과 달리 ..

사회적 관계에서 탄생하는 창의성 F. 스콧 피츠제럴드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파리에서 친구가 된 가난한 젊은이들이었다. 팝아트 작가 로버트 라우센버그는 20대 때 아직 유명해지기 전이던 화가 사이 톰블리, 재스퍼 존스와 로맨틱한 관계였다. 20대 때의 메리 셸리는 동료 작가 퍼시 비시 셸리, 바이런 경과 함께 보낸 여름에 대표작 《프랑켄슈타인》을 썼다. 왜 창작자들은 이처럼 서로에게 끌리는 걸까? 창의적인 예술가는 세상과 등질 때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다는 믿음이 퍼져 있지만 이는 오해에 불과하다. 작가 조이스 캐롤 오츠는 1972년에 쓴 수필 《고립된 예술가를 향한 오해The Myth of the Isolated Artist》에서 이런 말을 했다. "예술가가 일반 사회와 고립된 인물이라는 건 잘못된 믿음이..

만일 당신이 어떤 좀비와 마주앉아 저녁 식사를 한다면 그 좀비에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듣고 감명을 받을 거라는 기대는 아예 하지 않을 것이다. 좀비의 움직임은 자동적이며 미리 입력된 대로 틀에 박힌 행동만 한다. 좀비는 스케이트보드를 타거나 회고록을 쓰거나 달에 우주선을 쏘아 올리거나 헤어스타일을 바꾸지 않는다. 비록 실재하지는 않지만 좀비는 자연계와 관련해 우리에게 무언가 중요한 걸 보여준다. 그것은 바로 동물의 왕국 생명체는 대개 자동화한 행동을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벌을 생각해보자. 푸른 꽃에 앉든 노란 꽃에 앉든 공격을 하든 날아가든 벌은 언제 어떤 자극을 주어도 똑같은 반응을 보인다. 왜 벌은 창의적인 생각을 하지 못하는 걸까? 벌은 신경계 단위인 뉴런이 고정적이라 소방관들이 일렬로 늘어서..

뇌는 아는 지식을 이용하는 것과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으려 한다. 이것은 언제나 쉽지 않은 일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지금 어떤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을지 결정한다고 해보자. 항상 가던 식당을 고수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식당에 가볼 것인가? 항상 가던 식당을 찾아가는 것은 예전의 경험에서 얻은 지식을 이용하는 행동이다. 반면 알지 못하는 음식의 심연에 뛰어든다면 이는 시도해보지 않은 옵션을 모색하는 일이다. 동물의 왕국에서 동물은 중간 어디쯤을 절충점으로 삼는다. 만일 붉은 바위 밑에는 유충이 있고 푸른 바위 밑에는 유충이 없음을 경험으로 알았다면 그 지식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어떤 날은 가뭄이나 화재, 유충을 찾아다니는 다른 동물 때문에 붉은 바위 밑에서 유충을 ..

인간이 혁신하고자 할 때 무얼 필요로 하는지 알고 싶다면 사람들의 헤어스타일을 보라. 스타일 변화는 자전거부터 대형 경기장까지 우리가만들어내는 모든 인공물에서 그대로 볼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이런 의문을 낳는다. 어째서 헤어스타일과 자전거, 경기장은 계속 변화하는 걸까? 왜 우리는 완벽한 해결책을 찾아 그것을 고수하지 못하는 걸까? 답은 간단하다. 혁신을 결코 중단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혁신은 '옳은' 것의 문제가 아니라 '다음은 무엇인가'의 문제다. 인간은 늘 미래 지향적인데 거기에는 절대 정착점이 없다. 그처럼 인간의 뇌가 쉼 없이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요즘은 언제 어느 때든 적어도 100만 명이 편안한 좌석에 앉아 지구 위를 몇천 킬로미터씩 날아다닌다. 민간 항공의 성공은 그야말로..

왜 운동하면 집중력이 좋아질까? 과거를 돌아보면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사바나에서 살았던 우리 선조들의 삶과 맞물려 있을 테니까 말이다. 선조들은 요즘 우리가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이유로 열심히 활동했다. 요즘에는 달리기를 하면 기분이 좋아지니까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달리기는 건강에도 좋고, 체중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 선조들은 아마도 이런 부분은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먹을 것을 사냥하고 위험을 피하려고 달렸다. 어느 경우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사자가 뒤쫓아 오거나 영양을 사냥할 때는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는 예리한 집중력이야말로 생존에 필요한 자산이다. 뇌가 집중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생존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

도파민 수치가 낮아지거나 제대로 조절이 안 되면 소음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다시 도파민 시스템이 불충분하게 활성화된 상태로 남아 집중하기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그다음에 취해야 할 단계는 저하된 집중력을 치료하고 인위적 수단을 동원해서 도파민 수치를 끌어 올려 안정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ADHD 치료제 대부분이 사용하는 메커니즘이다. 이 치료제들은 도파민 수치를 끌어 올리고 다시 집중력을 향상해준다. 많은 ADHD 환자가 약을 먹으면 의식이 더 예리하고 분명해진다고 주장한다. 이는 아마도 내장된 것이든 외부에서 온 것이든 뇌 속의 웅얼거림을 조용하게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약을 먹는 사람이 모두 이런 경험을 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이 치료제 복용을 원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가끔 집중력 ..

어쩌면 모든 미스터리 과학의 최고봉일지도 모를 뇌의 최대 미스터리는 두개골 안에 모여 있는 고작 1kg 조금 넘는 이 세포 덩어리가 어떻게 의식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어떻게 이것을 나 자신으로 인식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과학자가 의식을 이해하려 드는 것은 마치 삶의 의미를 알아내려는 것처럼 경솔한 행동이라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하지만 오늘날 의식에 관한 과학적 연구는 그런 경솔함과는 한참 거리가 있다. 최근 의학적 발견 덕분에 의식을 연구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도구를 손에 쥘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신경과학자들만의 흥밋거리가 아니다. 물리학자, 심리학자, 철학자들도 어떻게 세포 덩어리가 자신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느냐는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체 이 세포 덩어리는 자..

ADHD 진단 기준에 많은 사람이 씨름하는 문제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면 집중력에 문제는 있지만 ADHD로 진단이 나올 정도는 아닌 사람에게 약 복용 말고 도움이 될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해볼 만하다. 여기서 운동이 등장한다. 신체활동과 집중력 사이의 관련성은 뜻하지 않은 영역에서 시작된다. 그곳은 우리가 맛난 음식을 먹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직장에서 칭찬받을 때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곳, 즉 뇌의 보상체계 reward system다. 보상체계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해서 우리를 특정 행동으로 밀어붙이는 엔진에 비유할 수 있다. 보상과 관련된 몇 가지 중요한 뇌 영역이 존재하지만, 우리가 흔히 '보상 중추reward center'라고 하는 영역은 중격의지핵 nucleus accumbens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