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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uroscience Study

“어릴 때 악기 하나쯤 배워둘걸 그랬어. 지금은 너무 늦어버렸네."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어릴 때는 뇌가 대단히 유연하기 때문에 언어든 운동이든 무엇이든 배워도 학습 속도가 빠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동의 뇌가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단기간에 그렇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어린아이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무엇이든 빨리 배워야 한다. 뇌를 보면 이런 점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어린아이의 뇌세포는 다른 뇌세포와 연결을 만드는 능력뿐만 아니라 연결을 잘라내는, 즉 가지치기하는 능력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어른에게서는 절대 불가능한 속도로 일어난다. 하지만 뇌가 변화하는 능력을 과학 용어로는 신경가소성 neuroplasticity이라고 하는데, 이것이야말..

몸을 별로 움직이지 않는 삶은 그 편안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불안정하고 초조한 상태로 만든다. -칼 세이건 뇌는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융통성이 크다고 밝혀졌다. 우리 머릿속에 들어 있는 뇌는 특정 방향으로 발달하도록 운명지어지지 않았다. 그 기능이 유전적으로 미리 프로그램된 첨단 컴퓨터 같은 존재도 아니다. 뇌는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뇌에는 대략 1,000억 개정도의 뇌세포가 들어 있다. 그 각각의 세포는 수만 개의 다른 세포와 연결될 수 있다. 뇌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연결의 수가 적어도 수백조 개 정도 된다는 이야기다. 이는 우리 은하계나, 혹은 우주의 다른 은하계에 속한 별의 수보다도 1,000배나 많은 숫자다. 머릿속에 자기만의 우주가 들어 있다고 하면 마치 뉴에이지 New Age..

이론적인 세부 사항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신은 뇌를 이루는 무수한 부품들과 부분들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된다. 무수한 부분들이 상호작용하기만 한다면 어디에서라도 정신이 발생할 수 있을까? 예컨대 도시가 의식을 가질 수 있을까? 따지고 보면 도시는 무수한 요소들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삼으니까 말이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온갖 신호들을 생각해보라. 전화선들, 광섬유들, 폐수가 흐르는 하수관들, 사람들이 나누는 악수 하나하나, 모든 교통신호등 불빛 따위를 말이다. 도시는 그 안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의 규모에서 인간의 뇌와 대등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도시가 의식을 가졌는지 확인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도시가 자신의 의식 소유 여부를 우리에게 어떻게..

기억이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사물 자체가 아니라 사물의 특징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나는 특징을 포착하는 방식마저도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점을 지적해두고 싶다. 우리는 종종 서양인을 보면서 그 얼굴이 그 얼굴 같다는 인상을 받곤 한다. 마찬가지로 동양인을 자주 접하지 못한 서양인이 동양인을 볼 때도 다 비슷하게 생겼다고 여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얼굴의 특징을 포착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영국 글래스고 대학 레이첼 잭 교수팀은 '서양인이 동양인보다 상대의 표정을 통해 감정을 더 잘 읽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서양인은 상대의 표정을 읽을 때 눈, 입 등에 나타난 표정 전체를 보는 데 반해 동양인은 눈 중심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잭 교수는 "인간의 얼굴 표정은 동일하다는..

총합보다 더 큰 1714년,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 Gottfried Wilhelm Leibniz는 물질 혼자서는 절대로 정신을 산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라이프니츠는 독일의 철학자, 수학자, 과학자였다. 오늘날 어떤 사람들은 그를 “모든 것을 알았던 최후의 인물”로 칭한다. 라이프니츠가 보기에 뇌 조직은 독자적으로 내면의 삶을 가질 수 없었다. 그는 오늘날 '라이프니츠의 방앗간'으로 불리는 사고 실험을 제안했다. 대형 방앗간을 상상해보라. 그 안에서 돌아다니면 당신은 톱니바퀴들과 수직막대들과 수평막대들이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을 볼 것이다. 그러나 그 움직임을 근거로 방앗간이 생각한다거나 느낀다거나 지각한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일 것이다. 어떻게 방앗간이 사랑에 빠지거나 일몰의 아..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다양한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작동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신이라는 소프트웨어도 다양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한번 생각해보자. 생물학적 뉴런들 그 자체는 특별할 것이 없고 오히려 그 뉴런들이 서로 소통하는 방식이 개인의 정체성을 산출한다면 어떨까? 이 생각을 일컬어 '뇌에 관한 계산학적 가설 computationalhypothesis of the brain'이라고 한다. 핵심 발상은 뉴런과 시냅스와 기타 생물학적 물질은 결정적 요소들이 아니며, 그것들을 통해 구현되는 계산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뇌가 물리적으로 무엇이냐는 중요하지 않고 뇌가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할 가능성이 있다. 만일 이 가설이 참이라면, 뇌의 작동을 임의의 기반 위에서 구현하는 것이 이론..

우리는 학습과 기억, 추론 같은 고차원적 두뇌 기능은 사회 환경과 무관하게 이뤄질 거라고 쉽게 생각한다. 하지만 인류의 진화 과정을 들여다볼 때, 우리는 사뭇 다른 이야기에 직면한다. 미국과 독일 인류학자로 이뤄진 한 연구팀은 인간 유아와 영장류(침팬지와 오랑우탄) 새끼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발견을 했다. ‘물리적’ 세상을 탐험하는 과정에서 침팬지가 보여준 인지 능력은 인간과 대단히 유사했다. 그러나 ‘사회적’ 세상을 탐험하면서 인간의 유아들은 침팬지와 오랑우탄의 새끼들보다 훨씬 더 복잡한 인지 능력을 보여줬다. 특히 그 차이는 특정 능력에서 두드러졌다(인간 사이에서도 이것이 폭넓게 나타난다). 그것은 타인의 마음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읽어내는 능력 혹은 흔히 말하는 ‘직관’을 말한다. 이러한 ..

감각 증강 감각 대체는 망가진 감각 시스템을 우회하는 방편으로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 기술로 기존 감각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의 감각을 확장할 수 있다면 어떨까? 현재 내가 지도하는 학생들과 나는 우리의 세계 경험을 증강하기 위해 새로운 감각들을 개발하는 실험을 진행하는 중이다. 한 예를 보자. 인터넷은 1000조 바이트의 흥미로운 데이터를 제공하지만, 현재 우리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스크린을 주시해야만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만일 실시간 데이터가 당신의 몸속으로 흘러들어서 당신의 직접적 세계 경험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면 어떨까? 바꿔 말해 당신이 데이터를 느낄 수 있다면 어떨까? 데이터는 날씨 데이터일 수도 있고, 주식 거래 데이터, 트위터 데이터, 비행기의 조종실 데이터, 공장의 가동..

뇌의 가소성은 새로운 입력을 해석할 수 있게 한다. 이 해석능력은 어떤 감각적 기회들을 열어줄까? 우리는 표준적인 기본 감각들을 갖추고 태어난다. 청각, 촉각, 시각, 후각, 미각, 그 밖에 균형 감각, 진동 감각, 온도 감각등을 갖추고 말이다. 우리의 감각들은 우리가 환경으로부터 신호를 수용하는 관문들이다. 그러나 1장에서 보았듯이 이 감각들은 우리를 둘러싼 세계의 미세한 일부만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의 감각기관들이 탐지하지 못하는 모든 정보 원천들은 우리에게 포착되지 않는다. 나는 감각 관문들을 '연결 즉시 사용(플러그-앤드-플레이plugand-play)' 방식의 주변 장치에 비유한다. 중요한 것은 뇌가 데이터의 출처를 알지도 못하고 신경 쓰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어떤 정보가 입력되든지 뇌는 ..

우리의 성공(또한 우리의 미래 기회)을 이해하는 열쇠는 뇌의 엄청난 적응력, 이른바 '뇌 가소성brain plasticity'이다. 2장에서 보았듯이, 이 특징 덕분에 우리는 어떤 환경에 떨어져도 생존에 필요한 국지적 세부 사항들을 파악한다. 국지적 언어, 국지적 환경의 압력, 국지적 문화의 요구 등을 말이다. 뇌 가소성은 또한 우리 미래의 열쇠다. 왜냐하면 뇌 가소성은 우리 자신의 하드웨어를 수정할 길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우선 뇌가 얼마나 융통성이 뛰어난 계산 장치인지부터 살펴보자. 캐머런 모트Cameron Mott라는 소녀를 예로 들 수 있다. 그녀는 네 살 때 심한 뇌전증이 발병했다. 그녀의 발작은 파괴적이었다. 캐머런은 갑자기 바닥에 쓰러지곤 했기 때문에 항상 헬멧을 쓸 필요가 있었다. 그녀는 ..